실전 투자강의 (22주년 기념 양장 특별판)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3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최병연 옮김 / 미래의창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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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창에서 나온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시리즈 마지막 권은 《실전 투자강의》다. 이 책 역시 이번에 22주는 특별 기념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는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탄탄한 양장본으로 나왔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가 투자와 시장 전반에 대해, 《투자는 심리게임이다》가 심리를 다루고 있다면, 마지막 권인 《실전 투자강의》는 투자와 관련된 Q&A로 구성되어 있다. 주식투자에 있어 세부적인 질문이나 물음들에 대해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직접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개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하나를 꼽아보자면 '바닥에서 사서 최고점에서 팔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인데, 이에 대한 해답으로 '한 마디로 거짓말이다.'라고 시원하게 일갈했다.

 

 시중에는 수많은 주식 책이 있다. 유명한 대가를 시작으로 최근 핫한 유튜버 투자자들까지, 업종에 대한 책들, 장기투자, 단기투자 등 장르도 여러 가지다. 이런 와중에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은 무척 남다르다. 그는 수많은 이벤트를 겪은 그야말로 증시계의 노익장이다. 거래는 어떠한가? 초창기 투자를 시작으로 트레이딩, 추세매매, 선물, 옵션, 원자재 투자, 통화, 신흥국 투자, 선진국 투자, 채권 투자 등... 주식을 포함하여 시장에서 할 수 있는 거래라는 거래는 모두 했다. 다양한 경험들을 겪으면서 엄청난 파산도 몇 번 있었지만 결국 성공했고 전 세계적으로 투자의 대가로 인정받았다. 그래서 그의 조언은 무척 특별하다.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반복되는 성질이 있다. 형태와 테마, 그리고 주도산업만 바뀔 뿐 시장에 대응하는 참여자들의 습성은 과거나 지금이나 거의 흡사하다. 폭락장일 때 매수를 과감하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떠나고 마지막 불꽃이 화려하게 빛날 때에는 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어제도 마찬가지였다. 요즘 이차전지 테마가 무척 뜨거운데 그 중심에 바로 '에코프로'가 있다. 조 단위 우량주임에도 불구하고 수급 쏠림 현상으로 인해 20% 가까이나 폭등했다. 3개월 전만 하더라도 10만 원대였던 주식이 70만 원이 됐으니 단기간에 무려 7배나 올랐다. 이차전지가 아무리 성장산업이라고 하더라도 과열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런 와중에 이렇게 화려한 불꽃이 터졌다. 대가인 코스톨라니는 이런 상황을 무척 경계했다. 역사상 주도주나 테마주의 끝은 항상 비참했다. 코로나 시대를 주도했던 셀트리온이나 카카오의 끝은 비참했다. 그뿐인가? 작년 시장을 달군 '태조이방원'은 어떠한가? 이차전지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조정을 받았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이런 버블을 일생에 걸쳐 지겹도록 겪었을 것이다.

 

 그가 버블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40년 만에 처음으로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즉 지금 투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세대는 이런 고물가 시대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다. 그랬기에 2022년도에는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참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성장이 정체되고 저금리가 일상화된 시대에서 물가가 폭주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뿐일까? 대외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경제의 지각 구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작년 하락장을 겪으면서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무서운지, 전쟁이라는 이벤트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피부로 느꼈다. 코스톨라니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전쟁 등등의 이벤트를 겪었다. 한 마디로 지금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소리다. 그래서 그는 철저하게 경험으로 이야기한다. 이론에 입각한 경제학자의 이상적인 관념과는 결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시장에서 분투하면서 '경험'이 가장 큰 무기라는 주장에 100% 동의한다.

 

 그가 다른 대가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환경의 장세를 겪었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거래한 상품이 주식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차이점'도 주목해야 한다. 단타를 비롯하여 스윙, 추세매매, 중장기 투자 등등 다양한 스타일의 투자를 하였고, 거래한 상품으로 보자면 주식과 채권을 넘어 선물과 옵션, 화폐 그리고 원자재 투자도 했다. 즉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대상으로 거래를 해 왔던 투자자였다. 다양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상품들을 거래하여 살아남은 대가는 흔하지 않다. 투자의 신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주식 투자'에만 집중했다. 그의 포지션은 대체로 상방, 롱에 집중하였고 선물과 옵션보단 현물에 집중했다. 코스톨라니는 다르다. 선물과 현물을 모두 거래했고, 옵션도 거래하면서 상방(롱)과 하방(숏)을 자유자재로 구사한 대가였다. 이런 대가는 흔치 않으며, 그렇기에 그의 조언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실전 투자강의》는 시장을 둘러싼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해도 좋지만 궁금한 부분 위주로 발췌독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에코프로를 필두로 한 이차전지의 광기를 생각하면서 과매수 시장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자. 139쪽에 나오는 대목이다.

 

 '몇 달 전부터 주가가 올라가고 거래량도 계속 증가한다면, 많은 수의 주식이 소신파의 손에서 부화뇌동파의 손으로 옮겨갔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 거래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렇다. 이때 소신파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 샀던 주식을 판다. 이런 움직임은 일정 기간 동안 계속된다. 주식의 대부분을 쥔 부화뇌동파는 또 다른 부화뇌동파 투자자가 그 주식을 사기를 기다린다. 부화뇌동파는 주식을 높은 가격에 팔고 싶지만, 심리적 이유나 기술적 이유 혹은 새로운 부화뇌동파가 들어오지 않자 인내심이 없어지는 등의 이유로 여의치 않을 때는 산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도 판다. 이런 일은 항상 일어난다. 흥분이 가라앉은 다음, 정신을 차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주식을 샀을 때는 누군가의 말에 따라 주가가 틀림없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다. 주가가 보합이거나 심지어 떨어지면 이들은 이를 개인적인 모욕이나 배신으로 간주한다. 주식 붐을 연출한 대중의 90%는 손실을 입을 것에 대비해 훈련을 한 적이 없다. 그리고 언론 및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의 의견과는 반대로 주가가 떨어진다는 것은 이들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이 "과매수" 시장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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