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배터리 레볼루션 - 향후 3년, 새로운 부의 시장에서 승자가 되는 법
박순혁 지음 / 지와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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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의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분위기가 좋다. 1월에 로봇과 AI 주식이 강한 테마를 형성하면서 시장을 주도했고 그 바톤을 2차전지가 이어받았다. 양극재와 음극재, 소재, 장비, 화학, 폐배터리 등등 2차전지에 관련된 전반적인 섹터가 최근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 달 가장 크게 수익이 난 것도 이차전지 투자 때문이었다. 좁은 식견이지만 한국에서 가장 성장성이 있는 산업을 하나 꼽으라면 2차전지 산업이라고 확신했기에 주가가 눌릴 때마다 분할로 매집을 계속했었다. 그 이후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앨엔에프, 성일하이텍, 코스모화학 등등 우량주, 중소형주 가리지 않고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성장주를 투자한다고 하면 어느 섹터에 투자를 할까? 성장이 둔화된 한국산업에서 폭발적인 시세를 줄 가능성이 높은 업종은 무엇일까? 단연 이차전지, 배터리 산업이다.

 

 책은 이런 대한민국의 유망 섹터인 배터리 산업에 대해서 집중 조명하고 있다. 장기투자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만약 자신이 가치주가 아닌 성장주를 투자한다면 배터리에 대한 공부는 필수다. 이렇게 중요한 섹터임에도 불구하고 도서 시장에서 배터리와 관련된 대중서가 발간되지 않았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 탑 급의 기술력과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렇기에 반도체를 다룬 책들은 엄청 많은데 배터리와 관련된 대중서는 극히 드물다. 이런 와중에 배터리에 관련된 도서가 출간됐다. 이차전지 기업인 금양의 IR을 담당하고 있는 박순혁 홍보이사가 쓴 책으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우리나라 배터리 시장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박순혁 이사는 경제 유튜브 채널에 등장하여 적극적으로 배터리 산업을 알렸다. 그래서 구독자들 사이에서는 '밧데리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산업 섹터를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범위 설정이다. 너무 얕게 알아서도 안되고 전문가 수준으로 깊게 이해를 하는 것도 곤란하다. 투자에 필요한 지식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뽑아낼 수 있을 만큼 공부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분량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 너무 깊지도 않고, 너무 얕지도 않으면서, 전문성을 가진 저자가 투자에 필요한 지식을 적당하게 전달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새삼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정말 뛰어나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의 양극재 기술을 두고 과거 고려청자를 만드는 기법에 비유한 부분을 보며 자부심을 느꼈으며,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대한 허와 실을 정확하게 지적한 부분도 날카로웠다.

 

 배터리 관련 주식들은 초기에 비해 주가가 엄청 높아졌다. 여기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되어 있는데, 문제는 앞으로의 성장성이다. 지금도 고 밸류로 평가받는 산업이 과연 미래에도 더 커질 수 있을까? 시장에서 반영하는 고평가를 넘어설 여지는 있을까? 저자는 향후 3년 정도는 성장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한다. 전기차의 흐름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지금 굴러가는 내연차들의 대부분은 전기차로 대체될 것이고 그만큼 배터리 산업은 더욱 성장할 것이다.

 

 모든 신사업이 그렇듯 초기에는 사업모델이 불투명하고 연구와 개발에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이 시기 해당 기업들은 적자의 시간을 버텨야 한다. 그렇게 버티고 살아남으면서 기술이 발전하고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다. 배터리 산업이 딱 이 시점이다.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앞으로 새롭게 완공되는 공장들이 들어서면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또 생각할 부분은 전기차 외에도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 외에도 UAM과 같은 모빌리티에도 배터리가 활용될 것이며, 나아가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열과 풍력을 가동하는 곳에도 사용될 수 있다. 그렇기에 배터리 산업은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주가의 움직임은 단기적인 모멘텀으로 변동성이 있겠지만 종국에는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

 

 이 산업의 치명적인 문제점으로는 지나친 광물 의존도다. 핵심은 바로 백색 석유로 불리는 '리튬'이다.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에 주된 광물이며 전기차 업체들의 확보 경쟁 때문에 가격이 폭등했다. 이런 리튬이 지구상에는 제한되어 있기에 확보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나친 광물 의존도는 결국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을 촉진할 것이며, 내연차를 전기차가 대체하듯 먼 미래 리튬이 고갈되기 시작하면 다른 에너지원이 배터리를 대체할 것이다. 저자는 수소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는데, 수소차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리튬 가격의 폭등을 보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리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 배터리 산업이 발전하면서부터였다. 요 최근에 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리튬 발굴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그 결과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에 리튬이 다량 발견되는 사례도 나온다. 최근 이란에서 '매장량으로 볼 때 세계에서 2위 정도 규모의 리튬을 발견했다.'라는 뉴스가 보도됐는데 (사실인진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거 석유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전 세계에서 석유를 찾아낸 결과 유전사업이 발전했듯,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지역에 리튬이 다량으로 매장돼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한국 배터리 산업의 역사와 전반적인 분위기, 투자의 포인트 등등을 잘 정리한 책이다. 마지막 챕터에는 저자가 엄선한 배터리 유망 종목들도 있는데, 우량주 중심이라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조정 받는다면 투자의 포인트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양극재 기업 중 앨엔에프보다 에코프로비엠 쪽을 추천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앨엔에프도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이유를 들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물적분할을 하지 않은 부분에서 밸류적인 측면으로 볼 때 메리트가 돋보인다. 배터리 산업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이나 한국의 성장주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 분들은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 덕분에 배터리 이차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더 높아졌다. 앞으로도 2차전지, 배터리에 대한 책이 많이 출간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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