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미로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이야기 2
천세진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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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이야기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특히 문자 없는 민족들의 역사와 문화가 어떻게 전승되고 지켜졌는지를 설명해주는 작품이다. 인간 개개인의 문화적 가치를 ‘이야기를 품은 존재‘로 본 점도 깊은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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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도둑 모악시인선 20
천세진 지음 / 모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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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많은 풍경을 훔쳐야 인생 하나를 찍을 수 있을까. 그렇게 찍은 필름은 어느 영화관을 대여해야 겨우 상영할 수 있을까. 팝콘을 먹다가 꾸벅꾸벅 조는 관객은 어디서 구해야 할까.

 

  숨긴 풍경은, 누구의 생이라고 이름 붙여야 할까.

 

- 풍경도둑, 천세진, 모악, 2020. <비비안 마이어> 중에서

 

  비비안 마이어(19262009, 미국, 사진가)는 생전에 15만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그녀의 작품들은 그녀가 죽은 이후에야 세상과 만났다. 그녀의 작품 한 장 한 장마다에는 인간의 풍경이 담겨 있었다.

 

왜 비비안 마이어는 그토록 많은 풍경을 담았으면서도 그 풍경들을 세상에 내놓지 않았을까? 그녀가 풍경들을 내놓지 않은 이유는 알 수 없다. 풍경들이 잘못 이해될까봐 두려웠을지도 모르고, 그녀가 담은 삶의 풍경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비안 마이어만 풍경을 숨길까? 우리도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풍경을 밖으로 내놓지 못하고 산다. 단 하나도 내놓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풍경을 숨긴 채로 생을 마무리하게 된다

 

인간의 생은 풍경으로 구성된다. 살아오면서 목도하는 많은 풍경들이 일으키는 생각으로 마음속에 풍경을 만든다. 하루에도 수천 장의 풍경이 만들어진다. 그 많은 풍경들 중에서 그때그때마다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것 몇 개를 골라서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밖에 펼쳐놓는다.

 

풍경들을 밖으로 모두 토해내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일부의 풍경들만이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꾸며진다. 한 사람이 품고 있는 나머지 대부분의 풍경들은 끝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생의 끝과 함께 사라진다.

 

, ‘생의 극장에서 끝내 상영되지 못한 안타까운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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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도둑 모악시인선 20
천세진 지음 / 모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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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한 편마다 풍경들이 담겨있는데, 그 풍경 안에서 사람들의 생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 이야기들은 많은 말로 표현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웅숭깊은 표정들이 한숨처럼 흘려놓는 아름답고, 아프기도 한 이야기들이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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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더 레터 -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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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 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란 부제에 끌려서 선택한 책이다. 개인적인 삶을 돌아보면 편지를 많이 쓰지는 않았다. 오히려 적게 쓴 편에 속할 것이다.

 

이메일이나 문자가 편지의 자리를 차지했다. 종이 우편으로 받는 대부분의 것들은 고지서나 광고안내문이 대부분이다. 덕분에 아주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구시대의 전달 방식이 되어버렸다. 편지가 갖고 있던 이전의 이미지 때문에 투 더 레터란 책을 선택했다.

 

편지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영화들이 기억에 있다. 우연하게도 전쟁과 깊은 관련이 있다. 한 영화는 이렇게 기억된다. 학자가 될 전도유망한 독일 청년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징집이 되어 전장에 나간다. 그는 전쟁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그는 사랑하는 연인에게서 편지를 받고, 그 편지를 읽기 위해 본대에서 처진다. 편지를 읽고 있는 그를 미군 척후병이 발견한다. 주위에 아무도 없이 홀로 편지를 읽고 있는 그를 미군이 저격한다. 독일 청년은 비가 와서 질척해진 땅으로 고꾸라지고, 편지는 그의 손에서 떨어져 빗물에 젖어 간다. 그렇게 영화는 끝난다. 전쟁의 비극성을 말하려는 영화였을 것이다. 영화를 본 것은 30년 가까이 전이고, 당연히 제목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영화를 볼 때마다 정보를 적어 두었던 수첩을 언젠가 불태운 덕분이다.

 

또 다른 영화는 같은 부대에 소속된 두 미군 청년이 주인공이다. 한 친구는 고향에 그를 기다리는 연인이 있었는데 공부가 짧은 친구였다. 그는 늘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를 또 다른 친구의 도움을 받아 적었다. 불행히도 그는 전사하여 고향에 가지 못했고, 그 소식을 도움을 주던 친구가 갖고 연인이 기다리는 친구의 고향으로 갔다. 어느 날 둘이 대화를 나누던 중에 여자는 자신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들이 죽은 애인이 아니라, 소식을 전해주러 온 친구에게서 나온 것임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역시 제목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편지가 사라지면서 이야기의 시대가 끝났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이야기는 있다고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물 위에 쓰는 이야기들처럼 너무 빠르고 깊게 새겨지지 않는다

 

투 더 레터의 분량은 상당하다. 600페이지에 달한다. 그만큼 다양한 편지들이 수록되어 있다. 편지의 기록은 개인적인 것에서 출발하지만, 편지가 쓰인 당시의 상황을 파악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책에 실린 내용 중 베수비오 화산폭발에 대한 정황을 담은 편지가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편지가 쓰인 시대의 우편체계를 엿볼 수도 있었고, 편지 검열의 역사에 대한 것도 읽을 수 있었다. 문학 전공자들에게는 편지에 쓰인 문체들을 통해 당시의 화법과 작법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벼운 내용을 기대하는 대중들에게는 600페이지를 읽어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수 있다. 특정의 관심사를 통해 엮어간 책이지만, 그 창을 통해서 보이는 면면들이 다양해서 집중도를 갖기 어려울 수도 있다. 편지라는 방식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삶의 면면들을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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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식량 - 인류는 자연환경의 위기에 맞서 어떻게 번성하는가
루스 디프리스 지음, 정서진 옮김 / 눌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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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금까지 음식(식량)’을 문화사적 의미로 접근한 책들을 여럿 읽어왔습니다. 그 중 요리하는 조선 남자, 세계 야채 여행기, 감정의 식탁, 건강신드롬, 지구의 밥상같은 책들에 대해서는 서평을 써서 2년 전, 광주MBC블로그에 매주 한 차례씩 서평을 게재하던 시기에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앞의 책들은 크게 칭찬할 만한 책이라기보다는 대중적이면서 괜찮은 책이었기 때문에 서평을 썼던 책입니다. 요청자의 입맛을 고려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음식(식량)’이 인문학적으로 어떤 함의를 갖고 있는 가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갖고 잇던 것이라서, 이 책들만을 읽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영하의 음식인문학도 어렵기는 하지만 좋은 책이었습니다. 음식의 제국, 음식과 먹기의 사회학, 음식, 그 두려움의 역사, 음식, 도시의 운명을 가르다도 추천할만한 아주 좋은 책이었습니다

 

그 외에 평균 정도의 평점을 줄 수 있는 책들로 조선 백성의 밥상, 음식 좌파 음식 우파, 종자, 세계를 지배하다, 요리하는 조선 남자, 누들로드등이 있었습니다. 물론 책 이름을 소개하고 싶지 않은 그저 그런 책들도 몇 권을 더 읽었습니다. 대략 20권이 좀 넘는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서론을 길게 펼친 것은 문명과 식량이란 책을 소개하기 위한 것입니다. 자칫 객관성을 잃은 글을 쓸 수도 있기 때문에, 그간에 음식과 관련하여 읽은 책들을 한 번 복기해보았습니다.

 

문명과 식량을 얘기하려면, 음식의 제국을 거론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책 또한 인류의 문명적 시간을 음식과 연결했고, 제가 음식과 먹기의 사회학과 함께 곁에 두고 읽으려고 구입을 해둔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문명과 식량읽고 난 후의 평가에서 음식의 제국결코 뒤지지 않는 책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문명과 식량의 내용은 음식의 제국과 겹치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또 다른 칭찬할 만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문명의 시간을 음식의 제국에 비해 더 먼 시원으로까지 끌고 갔다는 점입니다. 지구의 탄생기로까지 시간을 확대해서 거기서부터 출발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적 변천을 훨씬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명과 식량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저자인 루스 디프리스 교수가 지리학과 환경공학 박사를 취득했고, 대학에서 생태학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르치고 있다는 점 때문이겠지만, 생태학, 자연과학사의 측면을 음식의 제국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맹독성 농약 DDT가 등장하는, 음식과 화학과의 관계를 다루는 장에서는 내용이 좀 딱딱하다고 느끼실 수는 있습니다. 일반 대중들이 이런 부분까지 세세히 알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가치를 부인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최근 농업계에서 일고 있는 종 단일화로 인한 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본다면 논의를 좀 더 현재적으로 끌고 왔다는 점 또한 점수를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조망과 포괄적인 언급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지엽적인 시선의 책들과는 차별화가 되는 책이었습니다.

 

영국인 탐험대에게 적절한 생존 기술이 없었다는 사실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불운한 영국인들이 굶어 죽기까지 걸린 수년이란 시간은 이누이트 문화가 축적한 지식을 배우기에는 너무 짧았다. (……) 이누이트족만 하더라도 수천 년의 사투 끝에 혹독한 기후에서 적응하는 법을 터득했던 터였다.” -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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