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가 있는 국경
김인자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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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과나무가 있는 국경 - 여행을 하며 만난 얼굴들, 포토여행에세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247507


p.95 세상엔 옭고 그름이란 

절대의 잣대는 없다.


강렬한 표정의 노인 얼굴 사진이 표지인 이 책은, 저자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만났던 사람들의 인물 사진들과 여행을 하며 느낀 저자의 시적 표현들이 가득한 여행 에세이이다. 작가의 원래 직업이 시인이라는 점은 여행을 하며 만난 풍경,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삶에 대한 사유들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해주기 충분해고 소설같기도 했고 시이자 문학이기도 했다는 점이 책만의 특색이었다.

흔하디 흔한 여행 에세이가 아니어서 좋았다. 강렬하게 또는 미세한 부분까지 느끼는 감수성을 지닌 저자의 여행기는 책을 읽는 나에게도 각지의 사람들의 삶, 그 안에 낯선 이방인으로 잠시 서있었지만 '교감했던 순간순간들'에 대한 기록들은 생경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내가 느낀 건 '인류, 지구, 각국의 일상적인 삶,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옴, 떠남의 반복'이라는 느낌이었다.

p.163 시간이 조각한 얼굴은 

얼마나 정직한 작품인가.

p.206 유머와 웃음을 앞세우면 같은 문제라도 

과정과 결과는 달라진다는 걸 자주 잊는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건 새로운 신선함을 추구하고, 일상 탈출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여행을 오는 건 마찬가지인데, 같은 장소를 우리는 일상으로 살아간다. 저자의 표현 중 가장 와 닿은 건 여행을 떠나는 것도 여행이지만 지금 멈추어 현재를 보는 것도 여행이라는 뜻을 담긴 말이었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여행. 가장 정답인 말이 아닐까 싶다.

'오지'를 주로 찾아다닌 그녀가 찾으려 했던 건 무엇일까.. 우리보다 가난한 사람들임에도 더 깊은 행복과 집착없는 삶을 보면 조금 위안이 되었던 걸까.. 허허벌판 모래 사막 위에서의 밤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갠지스강에서 시신을 태우는 냄새란 어떤 것이고, 그들의 초연한 장례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인도에서 차를 마실 때 내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오면 나 또한 저자처럼 '에브리바디 짜이!'하고 외치면 기분이 어떨까..

세상은 너무 넓은데 너무 좁고 현실 안에 갖힌 듯 싶다. 그녀가 부럽고, 평범이 아닌 다른 삶을 사는 각국을 누비는 여행가들의 삶도 부럽다. 인물, 삶, 여행이라는 이름의 방랑이 잘 어우러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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