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페터 슬로터다이크 지음, 이덕임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서평] 분노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 '분노'프레임으로 바라본 철학에세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991865


(p.99) 인간의 역사가 
상처와 복수로 인해
끝없이 흔들리는 시계추라면 
지혜는 그 시계추를 멈출 수 있게 한다.


아... '분노'라는 단어에 호기심에 생겨 읽게 된 책이었는데, 너무나 어렵고 헤매다 나온 기분이다. 

철학서 자체가 어려운데, 거기다 '분노'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본 역사/철학/문화/이념 등등 모든 것이 담겨 있다보니.. 흡사.. 아주 고전이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강의와 비슷하다. 장점이라면 그래도 역사 속 사례들이나 고전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더불어 어렵고 난해한 책이라도 철학이 담겨 있고, 그러한 철학을 작은 부분이나마 내 것으로 소화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많이 되었다.

책 내용이 어려워 전반적인 내용을 서평에 훝는 거 조차 내 여력이 안되는 그런 책이다. 그래도 도움이 된 것 '역사' 속에 드러난 '분노'들이 어떤 의미와 배경, 어떤 철학과 사유로 인해 발생하였으며(나중에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의 역사를 어떻게 이끌어냈는지에 관한 내용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철학서를 통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다양해진다. 부정적인 '분노'(흔히, 뉴스에서 듣게 되는 사건 사고의 사이코적인 분노 표출을 담은 정신이상적 행동이나 자기 행동 통제가 안되는 수준의 감정폭발)의 협소한 의미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역사를 바꾸는 '분노'의 긍정적/부정적인 힘이라는 보다 큰 수준의 개념을 다루고 있었다. 투쟁과 변화와 혁신과 이념대립 등등.

한편으로는 분노가 집단적인 성격을 지니면, 역사적인 야망이나 흐름을 만들어냄을 보여준다. 심지어 '역사가 분노에 의한 투쟁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티모스'라는 개념은 플라톤이 말한 자아 분출의 에너지, 욕구라고 본다면, 분노도 그 일부가 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티모스가 분노 정치학으로써, 분노를 다루는 데 실패한다면 적대적인 사회, 폭력적인 사회이자, 통제 불가능한 역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IS 소행의 폭탄테러나 프랑스대혁명처럼 정치적 문제로 결부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분노란게 무엇인지, 그 본질이 어디서 부터 시작되는지, 이데올로기나 종교에 잘못 결합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목표로 작용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표출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역사적인 것, 철학적인 내용은 공부를 하는 것에 그치겠지만, '분노'라는 단어와 이 책에서 말하는 분노를 성찰해볼 때, 한 개인의 역사에 있어서 '분노'의 힘을 다루는 것 또한 비슷한 맥락이지 아닐까 싶다. 분노를 증오와 투쟁이 아닌, 긍정적, 생산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그것을 다루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책이지만,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권유할 만한 책이었다. '분노'와 '역사', '철학',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찰이 가능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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