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순간에도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 나의 이십대와 삼십대 시절을 보내며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정말이지 갑자기 너무나 무기력해지고, '인생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그런 날 말이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않좋은 일이 그날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저 기분이 가라앉는 날도 있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이전의 어떤 일이 문득 내 가슴에 남아있다가는 불쑥 올라와 나의 에너지를 다 앗아가는 날도 있다. 그런 날은 어떻게 해야 할까? 뭘해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 그런 날 말이다.


그 순간에 어떤 말을 듣는다면 조금은.. 힘을 내 다시금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볼 기운일 날까?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뭘까? 그 당시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뭐였던 걸까? 내 마음의 목소리는 무엇이었을까?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들을 작가도 내 나이때쯤 느끼며 경험해 온 것 같다고 느꼈던 이 책의 내용들.  그래서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참으로 인생이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책을 통해 남의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위로 받을 수 있다는 건.. 어쩌면 정말 누구나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들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당신을 사랑한다, 당신은 소중하다, 정말 고맙다, 힘내라, 괜찮다, 충분히 괜찮다... 


표지만큼이나 쓸쓸한 우리들의 모습, 그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고 있을 그 누군가에게 이 책은 힘을 낼만한 토닥임이 되어줄 것이다. 쓸쓸하고 마음 한 구석이 뻥 둘려버린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떠올랐던 건.. 나의 대학시절 때의 모습들이었다. 대학 신입생, 즉 20세를 기점으로 인생은 180도 달라지는 시기였음을 이제와 돌아보니 더 잘 보이더라. 너무나 많은 자유와 새로운 변화가 주어지기에 방황도 더 많이하고, 열정에 정말 허무맹랑한 일들도 해보고, 사람 사이에 상처도 받고, 치유도 받고 성장하고, 뒷걸음 치기도 하고.. 그렇게 그렇게 어른이 되어갔던 것 같다. 그 시절 만났던 사람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던 것 같다. 아마, 지금 그 누군가를 만난다고 해도, 그 때만큼 허물없이, 속 깊은 얘기도, 허황된 이야기도 지금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 시절이 지금도 너무나 그립고, 젊디 젋었던 20대 방황의 날들 말이다.


...옛 추억과 고요하며 저막한 나 혼자만의 시간 속에 곱씹으며 사색하고, 이 책을 읽고, 그리고는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필요한 책이다. 아마.. 내가 40대에 접어들어 이 책을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이리라. 나에게 와닿은 구절이 조금 시간이 더 지나면 지금과는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책은 내가 지금 보지 못한, 다른 문장들을 통해 나를 치유해줄 것 같다. 작가에게 고맙다.




p.6 행운과 기쁨도 있었고심장이 조각나 부서지는 것 같은 아픔도 있었다뭔가를 얻었을 땐 기꺼웠고잃었을 땐 괴로웠다.

p.10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에 지쳐당신에게 눈물 차오르는 밤이 있음을.

p.20 “넌 됐다는 말을 자주 쓰더라상대의 호의를 잘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 봐잘 받는 사람이 잘 줄 수도 있는 거야.”

p.32 결국 인생은 인내심과 정성을 얼마나 쏟느냐의 문제임을 아버지는 말없이 가르쳐 주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p.38 뜻하지 않게 사랑을 잃은 사람은 자가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는 다섯 단계의 심리 과정을 똑같이 겪는다부정-분노-흥정-우울-수용.

p.89 엄마는 말했다오직 지금 내딛는 한 걸음손에 잡히는 잡초 하나부터 시작하면 어느새 넓은 콩밭은 말끔해진다고반드시 끝이 있다고.

p.96 상대가 꼭 들어줘야 한다는 기대를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현재의 내 고민을 꺼내 놓을 때부탁은 부탁이 아니라 삶의 한 과정을 나누는 소통이 된다.

p.132 여행과 마음공부의 공통점이 있다면 과거의 자신을 뒤로 하고자신 안에 숨어있는 광맥을 발견하는 일일 것이다.

p.142 느낌은 흘러간다그런데도 한순간의 느낌에 속아 나를 놓쳐 버린 날이 얼마나 많았는지어떤 느낌에 사로잡힌 나를 본질적인 나라고 착각하지 말 것.

p.159 무엇인가에 쉽게 중독되는 사람들에겐 허기진 내면의 자아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p.165 중독은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이 현실의 전면에 나서서 지휘권을 갖는 것이다.

p.171 서로를 향해 의심 없이 꽂혀 있던 플러그들은 언제 다 뽑혀 버렸을까그리고 언제부터 우리들은 사랑 없이 다만 존재하기로 쓸쓸하게 다짐했을까그 시점이 정확히 생각나는 순간우리는 전 생애와 맞먹는 울음을 삼킨다.

p.188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되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려 애쓰며 나아갈 뿐이다.

p.192 “당신을 이해해요.”

p.199 길 위에서 그는 인생의 모든 순간이란 흘러가게 마련이며오직 더운 가슴으로 사랑한 순간만이 의미를 지님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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