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 -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로마사 이야기
박홍규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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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 - 어렵지만, 어렵지만은 않은 서양고전사상 읽기, 역사로부터 배우는 힘을 기르자. 철학하자.

 

나는 역사서엔 흥미가 전혀 없었다. 철학서들은 더 그렇고, 고전사상들도 그렇고, 세계사는 파편적인 정보들로만 기억에 들어있을 뿐이다. 일단, 내가 취약한.. 이.. 세 분야들의 공통점은 역사, 철학, 사상은 전후 흐름과 주변적인 요소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것들을 바라보는 학자들의 견해나 그러한 견해들이 바뀌어온 것들까지, 의미나 해석 등등 모든 것들에 대한 이해와 지식, 그리고 내 기본 지식에 의해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 같다.




보통 잘 안읽게 되는 그런 류들의 어떤 종류의 책 한권을 집어들었다치면(특히나 졸음을 가져오기 쉬운 철학서들을 본다 치자), 이건 무슨 내용인지, 한글인데 이해도 안되고, 내가 무식한 건지, 아니면 이 책의 저자가 말을 어렵게 쓴건지 생각하다가도.. 반복해서 읽어봐도 모르겠으면 넘어가게 되고, 그러다가 접어두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 더 모르게 되고...

그나마 내가 역사가 재미있구나 느끼게 되었던 전환점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게 되면서 부터였다. 시간이 넘쳐 흐르던(?) 대학 때 완독했고, 아, 이런게 역사구나라고 느꼈던 것 같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 역사시간과 세계사 시간은.. 아 정말.. 왜 배우는 공부이지? 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재미도 없고, 내 적성도 아니고, 연도표는 가장 싫.었.다. 그래서 난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한 말이 도통, 전혀 이해가 안되었다. 과거 일이 뭐가 도움이 될까? 역사가 반복된다고? 이런 생각들을.. 늘 했었던 것 같다.



어쨌건, 로마인 이야기는 나의 이런 시각을 변화시켜주었고, 그래서 시오노 나나미의 책들은 다 읽게 되었었다.

<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를 읽게 된건.. '마키아벨리'라는 인물보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로.마.사. 이야기'라는 부제 때문이었다. 나는 마키아벨리도, 그의 사상도 잘 모른다. 다만, 로마사는 재미있게 접했던 지라, 그리고 <군주론> 정도는 들어본지라, 도전(?)하게 되었다.

일단, 어렵지만, 어렵지많은 않은 서양고전사상읽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의 국정농단을 비롯한.. 우리나라 현대사를 생각해 볼 때,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나처럼 <군주론>도 모르고, <마키아벨리>를 몰라도, 이해하기 쉽고, 리비우스의 사상, 마키아벨리의 사상, 군주론이 무엇인지, 리비우스 강연(로마사 논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으며, 이에 더해 저자 박홍규 교수님께서 마키아벨리를 들여다봄으로써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자 했던 점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책을 쓰려면.. 얼마나 오랜기간 깊이 있는 학문을 해야할까.. 하는 생각에 저자에 대한 존경심과 더불어, 진정한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도 자신의 전문지식을 쉽게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의견에 대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자신의 의견와 중심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교수님이셨다.

서양고전사상 책이 잘 읽히기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잘 읽히고, 흐름이 있어서 쉽게 흡수가 가능하다. 친절하고 정말 좋은 책인 것 같다(별 다섯개!). 1장에서 마키아벨리에 대해 알고(난 그가 누군지 몰랐다), 2장에서 리비우스에 대해 읽고(이 사람은 심지어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서 3장에서 마키아벨리가 말한 리비우스의 강연에 대해 읽고(마키아벨리는 왜 리비우스의 강연에 대해 말하게 되었을까?), 마지막으로 저자의 '마키마벨리의 리비우스 강연' 읽기(박홍규 교수님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셨던 걸까?)의 순으로 되어있다. 더욱이, 반복되고 겹쳐지며, 연결점들이 있으며, 생각의 깊이가 확대되도록 설명되어지기에 마키아벨리의 사상상과 그로부터 생각해볼 점들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친절해서 참 좋다.

아, 부수적으로는.. 이 책을 읽게 되고 나서의 성과 또 한 가지는, 앞으로 역사서나 철학서들을 읽을 때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시각들도 고루 지녀야, 그래야 더 아는 만큼 많이 볼 수 있게 되었음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 로마사에 대해서 시오노 나나미의 책만 읽었던 지라, 그 저자의 로마사를 바라보는 역사관이 전부인 줄 알았던 나에게 이 책은 내가 앞에서 읽었던 로마인 이야기를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래서 책을 많이 읽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아가 책만 읽고 마는게 아니라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내 삶을 개선할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게 독서의 가장 큰 힘인 것 같다.

 

p.8 우리의 자질이 곧 지도자의 자질이다. 우리의 수준이 곧 지도자의 수준이다.

 

p.80 마키아벨리를 한마디로 말하면 그는 언제나 머리가 아닌 가슴에 따라, 즉 인위적인 계율이 아니라 자연적인 욕망에 따라 쾌락을 추구한 자유인이었다.

 

p.121 자신의 실력이나 그 사회적 의미는 언제나 다른 주체와의 관계 속에서 찾아야 하고, 강약이나 공수세는 자신과 상대 사이의 상관적인 것이라고 마키아벨리는 본다.

 

p.122 일면화나 고정화를 피하고 상황에 따라 끝없이 변하면서 가장 타당한 결과를 낳고자 하는 다원적 사고에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 균형 감각이다.

 

p.246 항상 행운을 얻고자 기대하는 사람은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한다

 

p.325 “덫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여우가 될 필요가 있고 늑대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사자가 될 필요가 있다

 

p.336 어떤 행동에서도 위엄이 결여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지위에 걸맞은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p.341 “기독교 교황 자리에 있는 로마 교회의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가장 비종교적이라는 점을 목격하는 것이야말로 기독교의 타락에 가장 정확한 평가

 

p.351 선에서 반드시 선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선에서 악기, 악에서 선이 나오기도 하므로 우리는 그러한 역설 속에서 자기 행위의 책임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마키아벨리의 입장이다.

 

p.368 이처럼 선거 제도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은 것은 공화정이 부패한 탓이고, 부패의 원인은 명예를 소중히 여긴 지배집단의 가치가 분괴한 탓이라고 마키아벨리는 본다.

 

p.368 마키아벨리는 부를 경시하여 인민적 삶의 기초를 불가능하게 하는 절대적 빈곤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물질에 지나친 숭배와 편파적 집중은 용납할 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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