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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잘되게 해주세요 - 자존과 관종의 감정 사회학
강보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6월
평점 :
[서평] 나만 잘되게 해주세요 - 자존과 관종의 감정 사회학, 재미있게 읽히는 사회 문화심리학 책 : )
"일각에서는 음식 취향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빗대어
'음식 자본(culinary capital)'이라 일컬으며,
음식 자본을 획득하는 데 골몰하는 이들을 두고 '푸디(foodie)'라 부르기도 한다.
사회 계급적 배경을 통해 구tjd된 음식 취향이 일종의 사회 자본으로 활용되며,
사회 자본으로써 음식 취향을 적극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이들이 등장했음을 뜻한다(p.28)"
'나만 잘되게 해주세요'라는 농담섞인 혹은 반진심일 법한 책의 제목과
트레이닝 복 차림에 얼굴은 드러나지 않은 유쾌한 몸동작을 선보이는
표지에 이끌려 읽게 된 책입니다.
'가벼움과 유쾌함'의 예상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참 재미있게 읽은 책이예요.
"나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진다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이기주의도 이타주의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함을 일러준다(p.46)"
영상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한 저자가 쓴 책으로,
'미디어와 문화 현상 뒤에 숨은 사회의 마음에 관심을 두고 연구한다'는 저자의 소개에 걸맞게
현재 쏟아져 나오는 여러 사회문화적 현상들,
그러한 현상들의 이면에 있는 모습들, 숨겨진 모습 vs 드러난 모습,
해학과 유머, 자기 조롱, 고통과 비관적 현실에 대한 저항으로써의 하위 문화
혹은 주류 문화로의 승화 등등을
포괄적으로 담론화하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로 풀어 나간 책이예요.
"이 시대의 덕질은 감정을 기반으로
개인의 자기 증명을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
덕질은 자신의 감정이 어디로 향하는지 관찰하고
그에 솔직하게 반응하는 것과 다름없다(p.58)"
어찌 보면 오늘날 주류/비주류 문화들이
대부분 부정적이다, 긍정정이다(사회에 해가 된다, 사회에 이득이 된다)의
이분법적인 판단 및 결론으로 이끌지 못하는
복합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한 복합성과 종합적인 현상의 다양한 연결 고리들 자체가
오늘날의 문화 현상의 특징임을
아주 세세하면서도 유쾌한 시각에서 잘 풀어쓴 책이었어요.
1장은 혼밥의 의미, '개인 취향 존중'의 요구가 빗발치게 된 이유,
덕질이라는 행위 자체가 개인에게 어떤 만족감을 주는지 등등의 현상을 말하며
오늘날 개인이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다루고 있어요.
2장은 탕진잼, 소확행 등을 즐기는 소비 패턴이 어떠한 현상으로부터 왔는지,
'편의점 인간'이라는 소설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이야기들은 무엇인지,
헬조선과 집이라는 공간의 의미 변화, 장소의 상실 등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3장, 4장은 개인의 일상을 공유하는 먹방, 리액션 비디오, 인성짤 등이
왜 그리 많이도 제작/공유되는지,
오프라인 대인관계보다 가상 속 랜선 관계가 더 많이 증가하는지,
너도 나도 SNS에 올리는 인증문화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다룹니다.
"스스로 넉넉한 상황에 있지 않음을 알고 있지만,
'탕진'이라는 소비-놀이를 유희적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p.78)"
한마디로 이 책은,
오늘날의 우리 사회와 우리들의 자화상을 깊이 있게
숨을 멈춰고 차분한 마음으로
자세히 들여다보게 해준 즐거운(?!) 책입니다, 꼭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 p.190 오늘날에는 단순히 일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라기보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것이 자신
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가 일의 가치를 결정하게 된다.
- p.238 말하자면 브이로그의 주인공이 자신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망과 브이로그의 시청자가 타인을 관찰
하고자 하는 욕망이 공급과 수요의 관계를 형성한 셈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062226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