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 욕망과 결핍, 상처와 치유에 관한 불륜의 심리학
에스터 페렐 지음, 김하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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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 불륜의 심리학, The State of Affairs









"외도는 두 사람(또는 그 이상)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는

하나의 이야기다(p.30)."




'불륜'의 심리학,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이라는 책입니다.

원제는 'The State of Affairs'이고요.

'불륜'이라는 단어가 주는 오만가지 부정적인 일종의 사회적 불편감과 

'성'이라는 단어와 비슷한 부류의 주제이면서도

공적 논의의 대상으로 하기에는

또 다른 거부감/비밀스러움/또는 상처의 주고 받음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이 책을 다 읽고서야 무심코 넘겨 버렸던 표지가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불륜, 외도, 남성과 여성, 혹은 이 책에서 다자간의 관계까지도, 혹은 열정이 식어버린 관계나

애정과 신뢰는 있어도 관계를 맺지 않는 상황에서의 '욕망',

'불륜이 주는 스릴(왜 불륜이 강렬할 수 밖에 없는지)'을 다루기도 합니다.





책 내용은 '불륜'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욕망과 결핍, 상처와 치유에 관한 불륜의 심리학'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어찌보면 '피해자-가해자'라는 이분법적인 시각과 질타와 비난에서 벗어나

불륜이라는 사건 자체를 다각적으로 살펴보며,

궁극적으로는 '치유'와 '관계'에 대한 통찰로 이끌어 주는 책입니다.


보편적인 한국 정서에는 다소의 불편감을 많이 안겨줄수도 있지만,

불륜 문제를 덮어놓고 터부시하기에는 궁극적으로는 '관계' 자체에 대한

신화적인 입장 고수(일부일처제 / '일관되고 지속가능한 영원한 사랑' / 결혼에 대한 낭만적 기대 등등)는

'사랑'과 관계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와 오해만 가능하도록 하여 오히려 더 많은 불륜이나 외도 문제를

양산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내포할 수 있음을 이 책을 읽어보면 이해가 가능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불륜'의 정확한 의미에 대한 고찰부터 시작하여(정말 넓은 스펙트럼 안에 있는 단어이기도 하죠),

상대의 부정이 어떠한 타격과 상처를 가져오는지,

역사와 문화적 맥락에서의 불륜, 그리고 사랑에  대한 환상,

불륜의 의미와 동기를 포괄적으로 깊이 있게 탐색합니다.

어찌보면 공부를 위한 책이기도 해요.





불륜에 관한 통찰을 이렇게나 기나긴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저자는 궁극적으로는 이 책의 저자가 하는 일인 불륜으로 상처 받은 사람들을 만나는

심리치료자의 입장에서 지켜보았던 '외도가 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

혹은 불륜을 딛고(?)  앞으로 다시금 나아가고자 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에서의 '관계회복'의 문제를 다룹니다.

즉, 불완정성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한 건설적이고 건강한 논의들을 다룹니다.


마지막 장(4장)의 경우, 다자간 관계나 신종 가족 베타 테스트라는 부분은

아직 우리 문화와는 매우 많은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지만

(이게 가능한 외국 문화가 신기할 정도......), 

어쨌건 그런 문화가 있고, 새로운 문제로 접근해야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부부문제를 다루는 심리치료사에게는 '불륜'이라는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도록 해주는 책이자,

'불륜과 외도'로 상처받은 누군가에게는 치유와 관계회복을 위해 꼭 필요한 책이 되어줄 꺼예요.






- p.39 감정적이고 억압적이며 비난조인 외도 담론의 문제는 더 깊이 있는 이해의 가능성을 배제함으로

희망과 치유의 가능성(둘 중 하나든, 둘 모두든 간에)도 배재한다는 것이다.

- p.47 오늘날 배신의 핵심에는 신뢰의 위반이 있다.

- p.54 외도는 섹스보다는 욕망에 관한 문제일 때가 많다.

- p.80 이제 관계의 질은 곧 경험의 질이다.

- p.101 외도는 우리의 심리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과거의 기억에 직격탄을 날린다.

- p.112 수치심은 자신에게 집중한 상태인 반면, 죄책감은 자신이 준 상처를 인지하고 상대에게 공감하는 반응이다.

- p.117 자신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는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 p.121 돋보기(고통을 키우는 요소)가 있고, 완충제(상처를 막아주는 요소)가 있다.

- p.125 심리학자들은 이런 정보를 은폐 기억(screen memory)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괴로웠던 감정을 숨기기 위해 구체적인 정보에 집착한다.

- p.421 관계를 회복하는 일(repair)은 곧 다시 한 팀이 되는 일(re-pai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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