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의 돌핀
한요나 지음 / &(앤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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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기술의 변화가 빠른 시대에, 미래의 모습을 예측한다는건 사막에서 반지를 찾는일 만큼이나 막막하고 끝이 없는일 같다. 하지만, 우리는 갈수록 더 열심히 미래를 상상하고 예측하는데 매달린다. 어떤 가능성이라도 손에 쥐고 있으려는듯이, 인류의 쓸모를 증명하려는 듯이 말이다.
그 가운데, 소설은 세계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더라도, 끝끝내 변하지 않을 무언가를 계속 붙들고 그려낸다. <17일의 돌핀>도 그 가운데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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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삶이 끝나고 다른 행성에서 살아가게 된다면, 처음엔 모두 지구의 삶을 그리워 하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기억은 지워지고 인간은 새로운 사고와 감각을 지닌 존재가 되어갈 것이다. 뒷세대와 앞세대로 구분되는 진과 나의 이야기는,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인 동시에 오랜 과거와 현재사이의 이야기처럼 느껴져 결코 낯설지 않았다.
어느쪽이 더 옳다는 것이 아니라, 뒤 혹은 앞 어느쪽을 바라보더라도 함께 존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모두가 다르고, 갈수록 더욱 달라지겠지만, 함께 웃으며 존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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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낙관적으로 느껴질수도 있지만, 소설이기 때문에 가능한 낙관에 기대어 볼수 있는것 아닐까 싶다. 8편의 단편이 다루는 각기 다른 미래의 모습이 흥미로웠고, 담담한듯 편안하게 읽히는 글이 좋았다.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던 작가님의 말은, 결국 이 책이 미래의 이야기인 동시에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임을 알려주었다. 현재를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이 결국 계속 미래를 빌려 이야기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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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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