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하는 정신 소설, 향
한은형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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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잔잔히 흘러가듯, 담담하고 편안한 글이었다. 크리스마스로 들뜬 도시를 뒤로하고 겨울바다로 간 사람들. 춥고 한적한 겨울바다에서 서핑을 배우려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겨울서핑을 배우려는 서로 다른 이유를 지니고, 한자리에 모여 느슨하게 마음을 나누는 모습들. 진심을 다해 이야기 하지 않아도 괜찮고,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는 헐거운 관계속에 흐르는 여유로움이 왠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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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이제이가 이모에게 양양 해변가의 아파트를 유산으로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집을 처분하려고 간 양양에서 서핑을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나쁜일과 좋은일을 시소의 양쪽처럼 생각하고, 하나가 나쁘면 하나가 좋을것이라 여기며 다가오는 일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이제이.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잘 살피며 나아가는 그녀를 보며, 내 마음도 더불어 차분하고 잔잔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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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지는 것, 떠나가는 것. 나쁜일과 좋은일. 양쪽 끝에서 대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삶의 균형을 이루는데 필요한 것들. 살면서 균형이 깨지는것 같은 순간을 수도없이 마주하지만, 돌이켜보면 결국 나름의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에 삶은 이어지고 있는것 아닐까.
큰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읽을때는 손에 잡히지 않을듯 아스라한 느낌이었는데, 다 읽고나니 따뜻한 위로가 가만히 다가왔다.
삶이 밀려 올라가고 쓸려 내려오는 것에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며 살고 싶다. 마치 서핑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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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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