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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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이 그들을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이끌었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확실히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그곳으로 갔다. 세 편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지만 그들은 슬픔으로 이어져 있었고, 다양한 연결고리들을 통해 마치 한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살아간 시대도 다르지만, 극한의 슬픔을 겪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은 너무도 똑같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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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에서 큰 깨달음을 얻거나 대단한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별할 것 없는 공간에서, 자신이 찾기를 원했던 것들을 찾아내고, 슬픔을 응시하는 시간들. 개인적인 슬픔은,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신의 존재와 인간 근원을 향한 의심과 분노로 뻗어가고, 폭발한 슬픔은 승화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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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마텔 작가의 <파이이야기>가 워낙 강렬했기 때문에, 이 책도 그와 비슷한 느낌의 글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예상이 완전 빗나갔다.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문장들이 보다 진지한 자세로 책을 읽게 만들었다. 압도적인 서사는 이야기를 계속 흥미롭게 이끌고, 나아가 독자를 깊이 있는 사유의 장으로 데려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 어찌할수 없을만큼 큰 슬픔을 끌고 가 내려놓을 수 있는 곳, 그곳이 포르투갈의 높은 산이라면, 나와 당신의 높은 산은 어디에 있나, 계속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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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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