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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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소년들#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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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걸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잘 보고 생각해봐.
널 여기서 꺼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너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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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인종분리정책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시대, 백인과 마주쳤는데 피하지 않고 스쳐지나갔다는 이유만으로도 흑인들이 잡혀가던 시대였다. 불과 50-60년 전의 이야기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굴욕적이고 비참한 흑인들의 삶. 그 가운데, 더 나은 삶을 향한 희망을 지니고 살았던 흑인소년 엘우드를 통해, 시대의 슬픈 역사와 아름다운 용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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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은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을 감옥에 보내는 대신, 교육하고 교정하여 사회로 돌려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교육기관이다. 하지만, 감옥과 다를바 없는 노동과 억압, 폭력이 난무했고, 때론 목숨을 잃고 사라지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은 살기위해 고개 숙이고, 입을 다물고,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주인공인 엘우드 역시 니클에 적응하려고 해보지만, 그에게는 생존보다 더 중요한 신념과 용기가 있었다. 처절하게 망가지고 부서지는 가운데서도 그런 마음들은 꺾이지 않고 더 깊고 강렬해 졌다. 그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면서도 안쓰럽고 너무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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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아픈 역사의 틈으로 보이는 작게 반짝이는 마음들. 그 숭고한 용기를 볼 때면 경건함과 동시에 생의 의욕이 느껴진다. 무모한 용기는 위험한 것이라고 외면하려 했던 엘우드의 친구 터너가 마지막에 엘우드의 손을 잡았던 것처럼. 이 책을 읽고 엘우드를 만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터너와 같이 행동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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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 있는 이야기에서 견고함이 느껴진다. 콜슨 화이트헤드 작가의 책은 처음 읽었는데, 퓰리처상 수상 작가라는 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훌륭한 글이었다. 특히 마지막의 반전이 너무 맘에 들었다. 역사적 배경을 살려 만든 이야기라 묵직한 느낌이 좀 있었는데, 반전을 통해 소설로서의 묘미를 잘 살린 것 같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서, 책 한권 이상의 무게감을 지닌, 충실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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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피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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