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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의 정체를 밝혀라! - 플라스틱에 대한 모든 것
김은정 지음, 최해광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20년 8월
평점 :
플라스틱의 정체를 밝혀라!
글 김은정 / 그림 최해광
키위북스
'지구가 아파요~'하면 단골로 등장하는 북극곰,
쓰레기와 지구온난화에 대해 다룬 책들을 많이 접해왔다.
이 책은 지구의 많은 동물들이 아픈 이유를 쓰레기,
그 중에서도 우리 생활 속 다방면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라는 물질에 포인트를 둔다.
아픈 동물들의 시각이 아닌,
동물들이 아픈 이유를 조사하는 제 3자인 외계인의 시각으로 말이다.
한 눈에 봐도 반 이상을 차지하는 플라스틱 병 더미 위에 쓰러져있는 동물들의 모습,
과연 플라스틱의 정체는???
앞 면지와 뒷 면지는 한 눈에 봐도 확~ 다르다.
앞 면지에는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와 한 쪽에 쌓인 쓰레기 섬의 모습이,
뒷 면지는 깨끗해진 바닷가의 모습을 담았는데, 작가의 바람이 담긴 그림이 아닌가 싶다.
우주를 헤매던 외계인들,
푸르게 빛나는 지구라는 행성을 발견한다.
깔끔이 외계인들은 지구라는 행성이 과연 깨끗한 행성인지 아닌지를 조사하기 위해 지구에 내려왔는데...
동물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살려달란다.
외계인들이 가진 악당 필터를 작동시켰는데......
동물들을 괴롭히는 악당은 '플라스틱 쓰레기'!!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동물들의 피해 상황 조사를 시작으로,
플라스틱이 만들어진 과정,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보호를 위한 노력까지의 내용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녹여놨다.
과학잡지 기자 활동을 하던 저자의 과학 지식이 더해진 듯한데,
지식만 줄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카드 형식을 이용한 보고서로 보기 쉽게 구성했다.
'플라스틱(Plastic)'이라는 말 자체가 '모양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의 단어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플라스틱의 탄생과 발전 과정이 나온 보고서를 보면서 우리 주변에 찾아볼 수 있는 플라스틱 찾아보기~~
무엇보다 심각한건, 플라스틱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첨가되는 '환경호르몬'이라는 물질이다.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 우리가 잘 알고있는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A,
'내분비 교란 물질'이라고도 하는 환경호르몬이 성조숙증을 일으킨다는 말에 주방세제, 목욕용품, 화장품도 바꾸고,
식품은 성장촉진제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음식 골라먹기,
음식 담는 용기도 유리로 된 그릇이나 BPA Free 제품으로 싹~다 바꾼적이 있다.
아이들 장난감과 문구류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가장 가깝게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지우개에도 이런 문구가 있다.
"페탈레이트 가소제가 검출 될 수 있으니 입에 넣지 마시오."
이것을 알게 된 이후, 프탈레이트 프리 제품의 지우개로 다 바꿔주었다.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예쁜 지우개는 프탈레이트 프리 제품이 없다는게 함정 ㅜㅜ
GPGP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PGP, Great Pacific Garbage Patch),
즉, 태평양 사이에 떠다니는 거대한 쓰레기섬을 말하는데, 1초마다 1300만 톤씩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들이 환류로 인해 쌓이고 쌓이는 중이라고...
그 중 60~90%를 플라스틱 쓰레기가 차지 한다고 한다.
태평양 쓰레기 더미와 함께 언급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위해성까지 외계인들은 찾아낸다.
이런 위해성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려는 노력에 대한 이야기들,
최근 어린이 신문을 통해 접한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다.
태평양에 떠다니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거둬들이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오션클린업과 바다 위의 청소기 시빈 프로젝트에 대해서,
그리고 썩지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해결하기 위한 친환경적인 바이오플라스틱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행이 집에 사탕수수당밀 원료로 만든 비닐이 있어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실생활과 연결시켜주니 그냥 책 속 과학지식이 아님을 아이들도 깨닫는다.
"플라스틱의 음모를 파악하라!"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 대부분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사용되어지는 이 플라스틱이 요즘은 참 억울하기도 할 것 같다.
몇 해 전, 어린이 신문을 통해 본 기사,
빨대가 코에 박힌 거북이가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던 사진,
그 한 장의 사진이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으켰다.
그 이후로 일회용 빨대 사용은 되도록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스텐 빨대와 쌀 빨대를 구입해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중이다.
예전, 작은 아이가 과학실험부에서 스티로폼을 먹는다는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가지고 온 적이 있다.
그리고 올 해 7월 17일자 어린이 신문에 '지구의 골칫덩이 플라스틱 먹어치우는 곤충'을 찾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사를 접하면서 예전에 읽었던 '나와 마빈 가든'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플라스틱을 먹으면서 내놓는 배설물이 또 다른 문제점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가상의 이야기였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지 않도록 하고, 사용하더라도 업사이클 같이 좋게 재활용 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이 최근에 사고 싶어했던 보드게임이 있었는데, 집에서 안쓰는 교구를 재활용하여 게임방법이 같은 새 보드게임을 만들었다.
예전에 사용했던 가베 조각으로 플라스틱 칩을 대신했고, 작아진 옷을 활용해 교구 보관 파우치를 만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들면서 안쓰는 교구를 재미있게 만들어 뿌듯했고, 새로 사지 않아 쓰레기를 줄였으니 더 뿌듯하다고 했다.
외계인이 지구의 악당이라 생각했던게 진짜 악당이 아니고, 진짜 악당은 어쩌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우리 인간이 아닐까 싶다.
편리함에 너무 익숙해진 우리의 모습,
지구를 위해 조금은 불편해지는 것을 감수해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