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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취미가 절실해서 - 퇴근하고 낭만생활
채반석 지음 / 꿈꾸는인생 / 2022년 10월
평점 :
예전에 내가 직장을 다녔을 때... 그때는 어떻게 남는 시간을 활용했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때는.. 체력도 좋았고, 돈과 시간은 없었지만, 없는 시간을 쪼개서 여행도 다니고, 퇴근 후에 영화나 연극, 뮤지컬을 줄기차게 보려고 노력했고, 주일에는 교회에서 하루 종일 살았으며, 귀에는 늘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그런 삶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40대가 된 지금, 돌아보면 남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뭔가를 만들거나 했으면 유형의 무언가가 어딘가에 남아 있을 텐데, 나는 그런 만들기 같은 것은 그닥 좋아하지 않았기도 했고, 만든다고 한들, 그런 것들을 놓아둘 공간도 없었기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것도 있기도 하고..
<그깟 취미가 절실해서>를 읽어보면, 프라모델이라고 하는.. 남들 보기에는 애들 장난감 같은 것을 좋다고 하는 사람이 나온다. 고수도 뭐도 아니고 그저 시간 조금 내어 겨우 취미 활동을 즐기는 직장인일 뿐이라고 하지만, 작가가 말하는 '그깟' 프라모델 하나 조립하려고 니퍼도 좋은 걸로 사고, 무슨 실리콘 스프레이였나 뭔가를 사서 뿌리기도 하는 등의 활동(?)도 필요하다.
이 책은, 직장생활하면서 누리는(?) 취미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적었지만, 그 안에는 직장생활의 애환도 담겨 있고, 다른 취미 생활 하는 사람들의 면모도 엿볼 수 있다. 글이 쉽고 재미있게 잘 읽힌다 했더니, 역시나 작가는 IT 전문지 기자라고 한다. 대학생 때에는 교지편집위원회에서 일하기도 했었기에 글을 엄청 많이 썼다고 했다.
역시.. 무언가를 잘하게 된다는 것은 끊임없는 연습이 있어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작가가 프라모델 계에서는 쪼랩(?)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래서 로봇 장난감도 20~30개 정도밖에 없다고 했지만, 그것이면 일반인에 비해서는 만렙(!) 아닌가..?
직장인이 되고, 서른이 넘고, 결혼해서 자식도 생기면 취미생활 같은 것은 당연한 듯 사라지게 된다.
아니, 내가 그랬으니까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라고 장담하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랬다.
그래도, 그깟 취미.. 그깟 취미 하나 쯤은 있어야, 돌고 도는 일상생활 중에서 숨 쉴 틈이 생기는 것 같다.
지금 내 취미는 애들 다 재우고 TV 예능 프로그램 보는 게 다이지만, 그것도 내 하루 중에서 얼마나 보석같은 시간인지 모른다.
퇴근 후 낭만생활을 꿈꾸는 수많은 직장인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