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도쿠 살인 사건 스도쿠 미스터리 1
셸리 프레이돈트 지음, 조영학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사랑하는 교수님의 살인 사건을 둘러싼 진범을 찾고자하는 천재 수학자의 공방이 이 소설의 주된 주제이다. 다소 어둡고 무거울 수 있는 살인 사건을 다룬 미스테리 소설임에도 책 전반을 걸쳐 흐르는 기운은 비교적 위트넘치고 유쾌한 편이다. 어릴적 왕따를 당하고 안좋은 기억이 많은 고향에 십수년만에 돌아온 주인공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편이며, 그런 그녀가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과 상호작용하면서 느끼는 감정표현은 책 속에 여실히 잘 묘사되고 때론 우습고 때론 슬프게 잘 그려져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하는 감정을 쉽게 불러일으킨다. 더불어 작가의 필력은 유려해 꽤 긴 소설내용도 가독성 좋게 술술 읽히는 편이다. 천재수학자가 주인공이고 제목에 스도쿠가 들어가는 점에서 혹시나 어려운 수학이야기나 스도쿠와 관련된 복잡한 퍼즐이 등장해 난해해지지는 않을까 걱정되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이 점은 일부 어려운 트릭과 퍼즐을 좋아하는 미스테리 매니아에게는 다소 단점으로 여겨질 수 있겠으나, 너무 진지하고 무겁고 거친 소설을 힘들어 하는 독자에게는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될 것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개성이 넘치는 여러 등장인물에 있다. 외부인으로 살인 사건 수사에 질려 조용히 지내고자하는 마음에 이 마을에 부임온 경찰서장 브랜든 미쉘, 오지랖이 넓기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케이트의 고모 프루던스, 활기넘치는 할머니 부대 갭스단, 케이트를 증오하는 제니스, 암호해석에 뛰어나고 항상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해리, 오만한 도넬리 부자 등 여러 등장인물과 상호작용하면서 폐쇄성 짙은 작은 마을이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측불허의 상황과 사건이 벌어지면서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이 소설이 케이트를 주인공으로 하는 스도쿠 시리즈의 첫 편이다보니 배경 설명에 지면을 많이 할애한 느낌이 들었다는 점이다. 분명 등장 인물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사건을 풀어가는 것이 필요한 점이지만 배경 설명에 치중하다보니 결말부에 다소 엉성해진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벼운 코지 미스테리 소설을 접하고 싶은 이에게 추천할만한 스도쿠 살인사건. 개성넘치고 활기찬 뉴햄프셔의 마을로 들어와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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