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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친구관계를 다루다 - 상처 없이 당당하게 선을 지키는 아이의 사회성 알고리즘
정유진 지음 / 니들북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아이의 친구관계를 다루다]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놀아.”
어릴 적 어른들에게 자주 듣던 말이었기에, 아이에게도 늘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싸우기 싫어서 그냥 참는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문득 멈칫했습니다. 내가 아이에게 무심코 건넸던 말이 오히려 아이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거든요.
싸우면 나쁜 아이이고, 무조건 사이좋게 지내야만 좋은 관계라고 가르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싸우지 않는 것이 좋은 관계가 아니라, 갈등이 생겼을 때 자신의 마음을 지키면서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좋은 관계라는 것을요.
마흔이 넘은 지금도 사람과의 관계가 여전히 어려운 엄마인 나는,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줘야 할까요?
그런 제게 도착한 아이의 사회성 알고리즘, 바로 [아이의 친구관계를 다루다]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저와 아이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우리 아이의 친구관계를 위한 사회적 대처 연습 12’가 카드로 제공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이와 함께 실제 상황을 떠올리며 연습해 볼 수 있었거든요.
무엇보다 연습을 위한 구조가 체계적이었습니다.
‘사회성의 빈칸을 채우는 대처 냉장고’에는 다양한 상황별 대처 방법을 구체적으로 담아 볼수 있게 안내하고 있어 아이의 사회성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했던 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실용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예시부터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제가 아이를 통해 실제로 겪었던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었거든요.
“친구가 화났다 = 내가 잘못했다.”
아이들은 정말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는 현실에 놀라움이 먼저 들었습니다.
친구가 왜 화났는지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친구와의 관계가 흐트러지는 것이 싫어서 무조건 미안하다고 말하며 달래려는 아이.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만의 문제는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친구의 감정과 나의 잘못을 구분하지 못하고, 관계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마음부터 내려놓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을 것 같았어요.
‘거실에서 1점인 아이가 놀이터에서 5점일 수 없다.’
이 문장 역시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사회성은 어느 날 갑자기 놀이터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상황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며 조금씩 길러지는 것이겠지요.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말할지, 싫을 때는 어떻게 거절할지,
내가 잘못했을 때는 어떻게 사과할지, 그리고 관계가 틀어졌을 때 어떻게 다시 회복할지.
이런 것들을 미리 연습해 보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는 중요한 사회성 훈련이 될 것 같습니다.
책에는 구체적인 상황과 대처 방법이 자세하게 담겨 있고, 카드를 통해서는 핵심 내용을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어 실제로 활용하기에도 좋았습니다.
[대처 냉장고 활용법] 아이의 친구관계를 걱정하는 부모라면 책을 읽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아이와 함께 꼭 한 번씩 연습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기 전, 또래관계에 더 깊이 몰입하기 전에 이 책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아이의 친구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무조건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하기보다,
갈등 속에서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상대의 마음도 살피며 관계를 건강하게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아이에게 사회성을 가르치는 일이 결국은 관계를 잘 맺는 법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지키는 법을 알려주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의 친구관계를 다루다]를 만나고 나니,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아이의 친구관계에 조금은 자신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 든든한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