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세상의 구석으로 숨어보세요
지미 리아오 지음, 문현선 옮김 / 리아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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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제가 함께 나누고 싶은 책은 세계가 사랑하는 그림책 거장 지미 리아오의 숨은 걸작이자, 2009년 금정상 최우수그림책을 수상한 책입니다. 제목을 보며 어떤 구석을 만나게 될지 궁금했어요.

한 소년이 옷을 입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바지를 입고, 셔츠를 입고, 외투와 목도리를 두르고 가방까지 챙기는 모습. 어딘가로 떠날 준비를 단단히 마친 듯한 소년의 모습에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깜깜한 어둠으로 가득한 곳에서부터 수풀이 우거진 곳까지. 신비롭기도 하고 환상적이기도 한 장면 속에는 누군가가 서 있습니다. 때로는 장면 속 활기찬 모습에 미소 짓기도 하고,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궁금함에 눈을 크게 뜨고 그림책을 들여다보기도 했어요.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달라지는 그림 속에서 저마다의 재미를 찾아내는 일이 좋았습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가 숨어 있을 것 같아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게 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이 그림책을 덮고 난 뒤 제 마음에 남은 건, 한 소년을 밖으로 나오게 한 것이 아주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었어요. 내가 찾는 세상의 목소리는 어느 곳에서든 들을 수 있고, 그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은 결국 우리 모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각자의 모습으로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구석을 찾아 잠시 쉬어가기도 하지요. 어쩌면 그 구석은 누군가에게는 숨고 싶은 곳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곳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자신만의 구석에서 숨을 고르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 그림책을 통해 느꼈다고 해야 할까요. 책 제목도 [쉿, 세상에서 마음껏 즐기며 누려보세요] 라는 속 뜻을 갖고 있는것 같았어요.

[쉿, 세상의 구석으로 숨어보세요]는 다정하게 안부를 물어주는 그림책입니다.

괜찮으냐고, 잘 지내고 있느냐고 조용히 말을 건네는 듯해요.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다시 한번 세상 밖으로 나아갈 용기가 생깁니다.

잠시 숨고 싶은 날에도, 다시 나아갈 용기가 필요한 날에도.

누구에게든 권하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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