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할머니의 빨간 떡볶이 ㅣ 한림 더같이그림책
유진 지음 / 한림출판사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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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느릿느릿 할머니의 빨간 떡볶이]

우리나라 대표 간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떡볶이.

정겹게 불리는 ‘할머니’와 떡볶이가 만난 그림책이라니, 제목부터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이었어요.

할머니의 굽어진 허리가 지나온 세월을 말해주는 듯했고, 빨간 떡볶이 역시 오랜 시간 우리 곁을 함께해 온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메뉴판이 적힌 면지와 함께 그림책은 시작됩니다.

“할머니, 지금 떡볶이 돼요?”

엄마의 손을 이끌고 할머니 가게로 들어오는 아이의 모습은 어딘가 다급해 보여요.

떡볶이집 단골인지 할머니는 아이의 이름까지 다정하게 불러줍니다.

‘터덕터덕’ 할머니의 걸음소리와 함께

‘쪼르륵’ 물 따르는 소리,

‘부스럭부스럭’ 냉장고 속 야채를 꺼내는 소리까지.

 

그림책 곳곳에 등장하는 의성어와 의태어 덕분에 마치 내가 할머니의 떡볶이 가게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어요.

그림책을 가득 채운 떡볶이를 만드는 장면에서는 저절로 군침이 돌더라고요.

빨간 양념에 버무려지는 떡볶이를 보고 있자니, 이건 그림책을 읽는 건지 떡볶이를 주문한 건지 잠시 헷갈릴 정도였답니다.

그런데 그사이 또 손님이 들어옵니다.

할머니와 나누는 대화를 보니 이 손님 역시 오랜 단골인가 봐요.

할머니는 다시 떡볶이를 만들 준비를 합니다.

‘타다다닥’, ‘차르르’, ‘철퍽’ 할머니의 요리가 완성되기도 전에 또 손님이 찾아와요.

느릿느릿 할머니가 너무 바빠서 큰일이네요.

그런데 이번에는 발걸음 소리가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터벅’, ‘타박’.

할머니 떡볶이 가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걸까요?

‘서걱서걱’, ‘들썩들썩’, ‘휘익휘익’.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가 만들어내는 생생한 요리 장면과 함께,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느릿느릿 할머니를 돕기 위해 손님들이 하나둘 나서기 시작하고, 덕분에 할머니도 잠시 쉬어갈 수 있게 되었어요.

 

저는 이 장면이 참 좋았어요.

단골손님들의 활약을 보고 있으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느껴지거든요.

할머니는 손님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손님은 또 다른 손님을 위해 물을 가져다주고, 누군가 힘들어 보이면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어주는 모습.

그래서 느릿느릿 할머니의 가게는 더 이상 단순한 떡볶이집이 아니었어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자연스럽게 서로를 돕는 따뜻한 공간이 되어 있더라고요.

 

한국인의 소울푸드라고 이야기하는 떡볶이와 함께 펼쳐지는 이야기라서 더욱 공감되었던 것 같아요. 바쁘게 살아가느라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 우리들.

무엇이든 빠르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익숙해지고, 때로는 ‘우리’보다 ‘나’로 살아가기 바쁜 요즘이잖아요. 그런 우리에게 느릿느릿 할머니의 떡볶이 가게는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조금 느려도 괜찮고, 누군가의 손을 잡아줘도 좋고, 내가 받은 따뜻함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도 좋은 것.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냈던 건 맛있는 떡볶이 한 접시가 아니라,

떡볶이를 함께 나누어 먹을 사람과 잠시 머물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역시나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떡볶이 간식이 필수였답니다.

그림책 한 권 읽었을 뿐인데 마음은 따뜻해지고, 입안에는 매콤달콤한 떡볶이 맛이 떠오르는 그림책. 빠르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잠시 멈춰 서로를 바라보게 해주는 [느릿느릿 할머니의 빨간 떡볶이], 아이와 함께 읽고 맛있는 떡볶이 한 접시 나누며 이야기 나눠보시길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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