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전하며 -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ㅣ 세계문화전집 1
헤르만 헤세.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홍선기 옮김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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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안부라는 말은 가볍게 들리지만, 사실은 꽤 깊은 질문이다.

아무렇지 않게 건네는 말인데도 어떤 순간에는 사람을 오래 붙잡아 두기도 한다.

이 책은 2027년 헤르만 헤세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세계문화전집의 첫 번째 권으로, 헤세와 빈센트 반 고흐를 함께 다루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아야 했던 이들이라는 점이 읽는 내내 마음에 오래 머물렀다.



헤르만 헤세는 끊임없이 세상에 말을 건네던 사람이었다.

수많은 편지를 남기고, 책마다 자신의 이름을 적어 보내며, 낯선 이들에게조차 손그림 엽서를 전하곤 했다. 정원을 돌보고 흙을 만지며 살아 있는 것들과 관계를 맺듯,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계속해서 연결을 시도했다.

반 고흐는 그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마음을 내보냈다.

그의 가장 긴 대화 상대는 동생 테오였다. 풍경을 담아냈지만 자연 속에 완전히 스며들지는 못했고, 사람들 사이에 있을수록 오히려 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야 했다.

결국 그의 말은 문장이 아니라 붓질과 색의 겹으로 남았다.

헤세의 글은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데도 마음 안쪽을 천천히 적셨다.

“잘 지내고 있나요”라는 질문 대신, 말없이 옆자리에 머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때로는 다정함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의 문장은 그 거리감을 아주 부드럽게 풀어냈다. 사람을 다시 믿어도 괜찮다고, 낮은 숨결로 건네는 느낌이었다.

책 속에 담긴 고흐의 그림은 밝은 색감이 펼쳐져 있는데도 마음 한편은 쉽게 편안해지지 않았다. 찬란함 속에 설명되지 않는 고독이 함께 번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바라기조차 단순한 꽃이 아니라, 오래 버틴 하루의 기록처럼 보였다.

이 글들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사랑을 받았던 기억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끝내 누군가를 사랑하려는 마음으로도 살아간다는 것.

상처와 미움으로 얼룩졌던 시간도, 누군가를 다시 품으려는 순간 조금씩 다른 빛으로 바뀐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흔적 위에서도 삶은 다시 자라난다.


책장을 덮고 나니 이상하게도 누군가의 안부가 떠올랐다.

괜찮은지, 오늘을 잘 지나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질문이 결국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라는 사실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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