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14년의 직장 생활을 마감하고 홀로 어느 동네를 거닐던 때였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고, 제법 부유한 어느 동네 초입에는 코 끝을 부드럽게 자극하는 빵냄새가 폴폴 풍기는 꽤 근사한 빵 가게가 근사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가게 문을 열고 몇 개의 빵을 고르면서 나도 모르게 '신이시여, 제게 빵 한 조각을 살 수 있는 작은 기쁨을 누리는 삶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속삭였던 기억이 난다.
오늘 헤세의 문장을 읽으며 그에 덧붙여 빵처럼 선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두번째 바람이 불현듯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