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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슬픔과 기쁨 우리시대의 논리 19
정혜윤 지음 / 후마니타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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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혜윤의 '그의 슬픔과 기쁨'을 읽고 리뷰를 남긴다. 지금 이 여운을 남기지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혜윤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찾아가 그 이야기를 들었다. 듣기는 많이하고 말은 적게 했다."


-황현산(고려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책 뒷표지에 실린 한 평론가의 글 중 첫 문장이다.


이 평론가의 말대로, 정혜윤은 이 책의 저자이지만, 그가 만난 쌍용자동차 해고자 모두를 주인공으로, 화자로 만들어놓았다.

그래서 철저히 쌍용차 해고자들의 목소리만 앞으로 내세워 그들의 슬픈 이야기가 더 잘 와닿았다. 읽다가 눈물이 나고, 코끝이 찡해지기 일쑤였다. 


너무 사실적이고 충격적이어서 이 사람들이 줄줄이 읊어내려간 2009년 정리해고 이후의 투쟁과 삶은

날카롭고 차가웠다. 그리고 이를 극복해나가고 서로 동지가 되고 힘이 되어주는, 또 한편으로는 이별하고, 다시 만날 수 없게 된 이들까지... 이 책 한권으로 나는 2009년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2009년에, 그리고 이 책을 알기 전까지도, 쌍용차 사태에 대해 혹은 같은 해에 일어났던 용사참사에 대해 무신경했다.

이 책의 중간 중간 투쟁자들이 말하듯, 자기가 겪기전에는 공감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렇게 긴 기간동안 정리해고의 진실을 위해 싸운 이 사람들을 몰라왔었다니.

많은 질문들이 머리에 맴돌았다.

나도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내 일이 아니었기에 관심이 없었던 것인가?


저자가 책의 끝부분에 남겨둔 그 수많은 질문들처럼 나도 답을 알수 없는 질문들을 해대기 시작했다.


아래는 너무 인상깊어 표시해두었다가 옮겨적었다.

이게 저작권 관련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좋겠다.

혹여나 한 명, 두명 지나가다가 이 글을 보고 쌍용차문제에 나처럼 늦게나마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면서 서평을 마친다.




"여하튼 내려오자마자 경찰차에 태워 연행했어요. 우리 쌍차 형들이 애 죽일라고 하냐고 경찰서장에게 항의해서 나랑 비정규직 활동 같이한 복기성이랑 둘이 병원에 갔어요. ....... 의사가 내 속을 보더니 속이 짠했나봐요. 형사가 의사 바로 옆에 있는데 형사한테 그래요. 이 양반 죽일라고 인자 델고 오냐고. 형사는 체포되었으니까 일단 경찰서에 데리고 들어가야 한다는데, 의사는 데리고 들어가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거죠. 내시경 보니까 위가 완전 시커매요. ...... 영장 청구는 빠지기 쉽지 않다고들 그랬는데 진단서 덕인지 풀려났어요. 풀려나서 결국 병원에 3개월 있게 되었어요."

-책, 86쪽중-





"그리고 정말 슬펐던 것은 그 밤에 몰래 몇 백 명이 나가는 거였어요. 옆에서 자고 있다가 누가 나가면 부스럭거리는 소리 나잖아요. 자는 사람도 가는 사람도 서로 모르는 척하는 거에요. 계쏙 자는 척하는 거죠. "고생해라." "고생했다. 잘가라." 이런 이야기는 못 하는 거죠.


-책, 106쪽 중-



"몇몇 사람에 대해선 증오가 있었어요. 여기서 나가면 진짜 어떻게든 복수하고 싶었어요. 명단도 적어 봤고, 사람들 많은 식당에서 공개적으로 복수하는 상상도 했어요. 6개월쯤은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 생각이 나를 피폐하게 만들었어요. 어느 날 그러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내 마음이 무엇에 영향을 받아야 해? 내 마음이 왜 그 사람들 영향을 받아야해? 내 마음이 왜 그래야 해?' 그렇게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 구치고 나와서 제일 먼저 한 것은 내 눈길 피하는 사람, 눈도 못 마주치는 사람이랑 악수하고 안아 보는 것이었어요."


-책, 108쪽 중-






"노동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구체적인 계기는 없었어요. 우리 형님도 택시 조합 활동 했는데 그게 싫었어요. 형 삭발하고 구속당하는 거 보면서 '저거는 미친 짓인 것 같다.' 이렇게만 생각했지. 그런데 혼자 노동법 공부하면서 내 처지가 눈에 들어왔어요. 잔업 쎄 빠지게(힘들게) 해도 월급 많이 못 받고, 장갑이나 작업복도 주지 않아 내 돈 주고 사야 하는 데서 부당함을 느꼈어요. 형이 보던 책 보니까 거기에는 근무 시간 규정도 나오고, 점심시간도 한 시간은 줘야 한다고 나오는데, 우린 야간에도 밥도 안 주고 장갑도 안 주고 하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때부터 더 공부했어요. 밤 9시, 10시까지 일하거나 날새기도 하고,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월급은 많이 못 받고 무시당하며 욕 듣는 것들을 고치고 싶었어요. ....... "책에 이렇게 써있는데 왜 안해주냐?" 물어보면 그만두라 협박하고. '아, 이래서 노동조합 만들어야 한다.' 이런 생각했어요.


-책, 155쪽 중-



"나로 인해 자기에게 피해가 있을 거라는 두려움이 많으니까 다들 날 피했어요. 그건 그냥 견뎠어요. 내 할 일하고 내가 나를 일부러 꾸며서 잘 보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지. '나의 본모습을 보고 좋으면 다가오겠지.' 이런 생각으로 버텼달까? "


-책, 158쪽 중-



'파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쌍방이 새총 쏘고 그랬는데 왜 일방만 당하느냐? 용역들은 우리 동료들 병신 만들어 놓았는데 걔네들 폭력은 처벌 안 받고......' 법이 평등하지 않다는 불만이 있었고, 그러니 이런 사태를 만든 사람들을 당연히 용서할 수 없는거죠."


-책, 161쪽 중-






"저는 그런 친구들이 아니었으면 77일 싸움은 못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1천 명 중에 이탈하는 사람들에도 순서가 있는데, 일반 조합원이 아니라 방귀 깨나 뀌었다던 활동가들이 더 빨리 빠져나가요. 해고의 충격이 큰 사람이 가장 늦게까지 남아요. 가장 억울했던 사람이 가장 늦게까지 남아요. '귀족 노조'행세를 했던 사람들은 스스로 덜 억울했을 겁니다. 소위 배웠다는 사람들은 싸워서 될 게 아니라는 정세 판단을 하고 먼저 백기를 드는 거죠. 그런 싸움의 현장에선 인간의 본성이 나타나요. 저는 그걸보면서 '노동 인문학'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먼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양심이 없으면 운동이 안되더라고요. 뼈저리게 느꼈어요. "


-책, 244쪽 중-



"씨발, 나는 그렇게 못해. 난 관둘래.' 이게 안 돼. 뭔가 연결되고 연결돼 있어.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해서 연결돼 있어.

... 이제는 자신도 없고. 자동차 조립하던 내가 다른 데 가서 뭘 할까 자신도 없고. 그리고 해고자니까. 해고자라는 정체성이 있으니까. 내 머릿속에는 그게 찍혀 있어. '나는 해고자다. 나는 버림받았다.'


-책, 238쪽 중-





내가 늘 하는 말이 있어요. 사람 마음은요, 『주역』에서는 '단금지교'라고 해요. 마음이 모아지면 무쇠도 자릅니다. 하나씩 하나씩 모인 그런 소중한 마음들이 이 엄청나게 얽히고 설킨 난제의 돌파구를 찾으려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 느껴요."


-책, 246쪽 중-



"최근에 독일에 다녀왔는데 어떤 노부인이, 자기 남편이 벤츠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다가 정년퇴직했는데 아들이 그곳에서 다시 들어가 일하게 되었다며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는 걸 봤습니다. 그걸 보면서 '나도 정년퇴직할 때까지 일하고 싶다. 그 속에서 노동자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자식에게 남겨 줄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생각을 다시 굳혔어요. 묵묵히 자기 일, 자기 역할을 하고 자기 삶을 살고 사랑한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


-책, 274쪽 중-



"저는 해고자 복직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해요. 우리만 해고당했나요? ...... 하지만 쌍차 문제의 두 핵심은 진실과 죽음이에요. 우리가 정리 해고의 문제의 중심에 선 것은 우리가 많이 해고돼서가 아니라 진실이 있기 때문에, 죽음이 있기 때문이에요. 제 말은 쌍차에 복직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실을 가려내는 것, 그것이 복직이라는 거에요. 진실만 밝히면 우리는 원상회복되는 거에요. 진실이 곧 복직이에요. 우리가 인간적으로 안돼서, 불쌍해서 복직하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이것은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 진실을 밝히는 게 중요한 건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때문이에요."


-책, 255쪽 중-



"나는 돈이 있건 없건 같이 어우러져 살 수 있고, 노동도 존중받는 세상에 살고 싶어요."


-책, 259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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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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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13일 ~ 2017년 1월 28일


거의 1년 가까운 시간동안 책장에 있던 책을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이 책을 샀을 때 유시민이라는 정치인, 작가, 인간에 크게 빠져있던 때였다.

처음 책을 사고 며칠간은 책 읽는 데에 시간을 쏟았다.


저자 본인의 역사서이면서도 한국사의 다사다난한 일을 담아 넣은 이 책은

300쪽이 넘는 분량마저 모자르게 느껴질 정도로 필요한 정보들, 저자가 전하고픈 정보들도 가득찼다.


때론 데이터와 그래프를 이용해서, 신문과 단행본들을 이용해서 최대한의 사실을 전달하려는 책이었다.

이 객관적인 자료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중간중간 표시해두었다가 보니 책 절반이 귀가 접혀있고 포스트잇이 붙여있었다.


한 시대가 아닌, 마치 100년의 역사를 압축해놓은 것 같은 1959년부터 2014년까지의 대한민국은

이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조금 늦었지만 이제

2016년에 샀던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 독후감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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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책 - 오염된 세상에 맞서는 독서 생존기
서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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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읽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

독서량이 적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요령도 모르고 곧이곧대로 천천히 한 글자 한글자 읽기 때문이다.

어떨 땐 천천히 읽는 습관이 좋지만 어떨 땐 저자를 원망할 때도 있다. 

"아니, 왜 책을 이따구로 만들어서 읽기가 불편해!"

물론 하릴없는 맹탕 헛소리다.


그런데 가끔은 좋은 '인연'을 만나듯

저절로 책장이 술술 넘겨지는 책도 있다. 


서민의 집 나간 책을 읽었는데, 바빠서 짬짬이 틈내서 읽은 것 치곤 빨리 읽었다.

책 내용도 간략하기도 했지만, 서민 교수의 재치있는 입담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또 한가지.

알라딘 서재라는 '존재'를 알게 해준 이 책과 서민 교수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나는 가끔 집가는 길에 서점을 찾는다.

여기 종각에는 교보 영풍 종로서적 같이 큰 서점이 3개나 있기에 가기가 쉽다.

그중에서 종로서적, 얼마전까지만해도 반디앤루니스였던, 은 내가 자주 가는 곳이다.


누구나 그러겠지만 , 책들이 가득 꽂혀있는 책장사이에서 책을 집어드는 일은 언제나 흥분된다.

책의 제목, 재질, 저자, 색깔 등 저마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으려는 책들 중에 어떤 책이 좋을지 이러저리 돌아다닐 때의 기분이란 비유하자면 백화점을 거니는 어느 부자집 도련님처럼 아주 신나는 일이다.

아 도련님들은 직접 옷사러 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돈없는 취준생이 무슨 책을 그리 사나 싶을 정도로

내 유일하게 잦은 쇼핑은 바로 이런 서점에서 이루어진다.


올해는 나름대로 읽고싶은 책 목록도 만들고

이렇게 서재 블로그도 시작하고 나니 

참 마음이 가볍고 신난다.


게다가 서민 교수가 추천한 책들을 내 목록에 추가하고서

튼실해진 목록에 뿌듯함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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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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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면서 책상에 부딪히거나 혹은 넘어져서 몸에 생채기가 나고 혹은 어디에 부닥쳐 피가 나면

우린 먼지 쌓인 구급약에서 연고를 꺼내 바르곤 한다.


어느 TED 연사는 우리가 몸에 상처가 나면 바로바로 약을 바르고 낫기를 바라듯,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다치는 '마음'도 보듬어주고 다독여줘야한다고 강조한다.


마음을 다독여주는 여러 방법들 중에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독서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이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故 장영희 교수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당신께서 남긴 글과 책은 내 곁에 항상 머무르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 뭉클하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나는

어느 한 구석, 아니 내 마음 아픈 곳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몇 번을 읽어도 지겹지 않는 아름다운 책을 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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