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1부에서는 ‘기독교 신’의 경전인 성경에 대한 실증적인 검토를 수행함으로써 신의 신뢰성을 묻는 동시에, 신의 유용성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신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도킨스의 신념인 신의 불가지성을 지탱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그는 신화와 설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성경에서 보이는 모순점들을 지적하면서 성경의 내용을 사실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더 나아가 신이 실재한다고 믿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피력한다. 이 부분은 꼼꼼한 자료 비판이니 대략적인 주장만 제시하고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다. 혹시 그 내용이 궁금하다면 한번 일독해보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또 다른 주안점인 신의 유용성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
저자는 성경 속에서 ‘유일신’이 보이는 행보와 언사가 후대 사람들이 보았을 때 그다지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구약 성경에서 자주 보이는 이민족 학살, 타종교에 보이는 배타적인 태도에 관한 기사는 이에 대한 근거이다. 거기에 현대의 윤리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 선뜻 이해되지 않는 구절들도 있다. 거기에 그는 신약 성경과 다른 부분에서 충분히 본받을 만한 기사가 드러나기는 하지만 결국 그 유용성을 판단하는 근거는 성경이 아닌 인간 개개인의 이성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성경이 ‘명저’라고 불릴 수는 없다고 결론짓는다.
도킨스의 이러한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느 정도 수용할 지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성경을 단순히 종교 경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성경은 종교 경전임과 동시에 신화집, 설화집이며, 사서(史書) 비슷한 성격을 띠기도 한다. 그렇기에 성경은 종교학뿐만이 아니라 인류학, 고고학, 역사학적 측면에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는 과거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데, 존 로크와 같은 사회계약론자가 자신의 저서에서 성경을 토대로 원시 사회 양상을 추측한 것은 이를 잘 드러내는 예시이다. 이러한 점을 보았을 때, 성경을 가끔씩은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때로는 더 바람직한 자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