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도시는 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안보 문제나 인구 밀집도 분산 차원에서 계획도시가 생기기도 했고, 공업도시가 지정되기도 했죠. 어느 도시가 개발 지구로 지정될 것이라는 정보에 그 지역 땅값이 급상승하기도 하고, 계획은 계획일 뿐이라 다른 곳으로 바뀌는 일도 다반사였지요. 이런 역사적 흐름을 하나하나 알려주니 읽는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현재 무주택자라고 합니다. 동네를 살펴볼 때 자차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대중교통을 타고 걸어서 구석구석 살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자차가 있는 사람 기준이 아닌 교통 약자인 학생과 노인들의 입장에서도 살펴보는 것이죠. 한 가족이 함께 살 집이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살기 편한 곳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어디에 살아야 할까요. 일단 유해지역은 피해야 합니다. 군부대나 광산 주위의 토양 오염 문제, 재난 지역 여부도 살펴야 합니다. 집을 매수하기 전에 현장에 가서 주변 시설들을 잘 살피고, 인터넷에서 그 지역 건물의 주소와 키워드(산사태, 연약지반, 지반 침하, 토양 오염, 공장, 공해, 군부대) 등을 함께 넣어서 검색할 것을 조언하네요. 저자는 전원주택을 짓고 살기 좋은 곳으로 양평군, 가평군, 여주시, 이천시를 추천합니다. 당분간 대규모 개발이 없으니 투자 관점에서는 좋지 않지만 실거주하기는 좋다고 보는군요. 은퇴 후 주택에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이 부분을 유심히 읽었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가 개발 호재가 있어 좋은 값을 받고 집을 떠나는 것에 대한 여러 입장도 나와 있네요. 보통 땅으로 큰돈을 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생활 터전을 반납하기 싫은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알박기한다며 비난하기 일쑤인데 저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네요. 그 사람의 의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층 빌딩에 살고 싶은 사람도 있고 주택에 살고 싶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다르고 생각도 제각각인데, 대다수의 생각으로 소수의 생각을 무시하거나 관철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이런 건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부동산을 투자의 개념으로만 생각했는데 더 넓은 관점에서 크게 바라보는 포용력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