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원
장선환 지음 / 만만한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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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선로를 달린다. 그것은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뜨거운 여름에도 함박눈이 쏟아지는 추운 겨울에도 쿵쿵 탕탕 선로를 지었기 때문이다. 흙을 단단히 다지고 땅 위에 침목을 놓는다. 나란히나란히 긴 레일을 얹는다. 우리가 달리는 이 길은 모두 나의 아버지가 너의 아버지가 우리의 아버지가 닦은 길. 손이 터지고 굳은살이 백이고 끊임없이 갚은 숨을 몰아쉬며 지은 이 선로는 우리를 위해 아버지들이 지은 혼이 담긴 길이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때로 선로 위에 서서 길을 잃고 방황한다. 그때 아버지가 남긴 말들을, 아버지의 숨결을 생각하며 다시 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다시 내 뒤에 따라올 발자국들을 떠올린다. 이렇게 우리는 아버지가 되고 아들이 되고 역사를 이룬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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