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앤솔러지 네오픽션 ON시리즈 1
신조하 외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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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 체험이 돈으로 거래되고 도덕을 기간별로 뉴버전으로 갈아끼워야 하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소설 속에는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가상세계, 기계보다 더 기계같은 인간,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질문조차 없어져버린 세상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과학적 지식을 찾고 미래지향적 삶을 꿈꾸는 sf소설이라기 보다 감성적인 측면, 인간의 내면세계,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부르게 하는 가에 대한 질문을 하는 소설이다.

좀더 인간다운 AI, 휴머노이드의 개성, 인간의 과학이 이런 부분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려 하는 의도는 무엇일까. 결국 정말 사람처럼 함께할 만한 존재를 꿈꾸기 때문이 아닐까.
왜 스스로 곁에 있는 사람이 되고 손을 내미는 것보다 더 인간처럼 보이는 AI가 필요한걸까.
관계는 복잡하고 귀찮다. 무엇보다 감정의 소모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사랑은 희생과 고통이라는 감정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하루 아침에 뚝 하고 아이가 커버리고 절친이 생겨나고 사랑하는 애인을 만들 수는 없다.

그것은 관계에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관계를 원하는 마음이다.

인간이 인간을 대면하지 않고 필요와 욕망을 위해서만 상대를 구하고자 하는 한 과학의 발전 처럼 성장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긴 어렵다.

아무리 도덕을 업그레이드시키고 비싼 돈을 들여 장착해도 강력한 법으로만 올바른 사람을 만들수는 없으며 내 몸을 통하지 않는 한 생명의 탄생은 원래 한몸이었던 시절의 기억이 없다. 생애초기에 느꼈던 하나라는 강력한 유대감을 잃어버린 인간의 감정과 정서를 예측할 수 있을까.

감정의 교류가 더이상 돈을 사이에 두거나 기계를 사이에 두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 편리와 영생과 완벽이라는 그늘 뒤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우리가 다시 보고 지켜내야할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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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깨면 온갖 새롭고 휘황한 것들이 쏟아져 내리는 미래세상에서 모든 것을 욕망하고 채우지만 더 이상 서로는 욕망하지 않는 인간. 너무 가지고 싶지만 계속해서 다른 것으로 밖에 채울 수 없다고 서로를 포기해 버렸기 때문일까. 서로를 포기했다. 그건 인간을 결국 나를 버리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영화 '나의 마더 (I am mother )'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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