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어디에나 있어유려한 문장, 각각의 인물에 관한 섬세한 심리 묘사,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아름다운 자연 환경 놀랍지 않은 것이 없었다. 누군가 이 책은 무엇에 관한 것이냐고 묻는 다면 한 참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다방면으로 좋았다. 삶의 한 복판에 폭탄처럼 떨어진 애도를 더이상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제목 만큼 이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을까.언제나 곁에 있어서 눈을 들기만 하면 바라 볼 수 있는 하늘.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폭풍을 때로는 감동을 주는 변화무쌍한 하늘의 모습. 있는 줄 모르게 곁에 있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나의 삶의 모든 부분에 포함되어 있는 존재. 너무도 사랑하고 의지하는 어쩌면 심장을 나누어 가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언니에 관한 소설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런 언니의 존재를 갑자기 상실해 버린 울분과 애도의 ‘대 환장 파티’라고 해야겠다. 역마살이 낀 딸이 놓고 떠나버린 두 어린 손녀를 돌보는 할머니는 북부 캘리포니아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화원을 가지고 있다. 할머니가 키운 장미는 1년 치 석양보다 붉게 피어나고 그 향기는 어떤 사람의 마음도 황홀한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마음속의 열정을 숨기고 꾹꾹 눌러 담고 살다가 떠나간 딸이 너무 보고 싶고 버티지 못하는 순간이 오면 캔버스 앞에 녹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을 그리며 며칠이고 작업실에 처박혀 있다. 베일리 워커와 레니 워커 이 자매가 바로 두 손녀이다. 주인공 레니 워커는 어쩌면 엄마가 떠나고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길 정도로 언니를 사랑했다. 베일리 워커는 타고난 반짝임으로 사람과 사랑을 몰고 다니는 열정이 넘쳐나는 태양과 같은 존재였다. 연극계의 디바이자 철학자이자 어떤 예술가의 이름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사람이었다. 언니가 죽고 나서야 언니에게 많은 비밀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레니는 죽음에서 오는 상실감 보다 더 큰 비극적 감정의 휘몰아침에 자신을 그냥 내 던져 버렸다. 아무하고도 자신의 아픔을 나누려 하지도 않았고 사실상 그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이 없었다. 레니는 언니에 관한 시를 자신의 삶 곳곳에 흩날려 보냄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언니의 약혼자 토비와 새롭게 다가오는 전학생 조 폰테인 사이에서 갈등하며 상처에서부터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쓴다. 누구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코 비극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것 같은 레이니는 결국 할머니와 삼촌의 지극한 사랑을 받아들이고 함께 슬픔을 나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언니를 향한 새로운 자신만의 사랑 법을 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