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가 나쁜 친구란 걸 알게 될 때
아네테 미어스바 지음, 이상희 옮김 / 리듬문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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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가 나쁜 친구란 걸 알게 될 때( 아네테 미어스바 지음)

어딜 가나 나쁜 아이는 있다. 어린 아이들이 나빠봤자 그렇게까지 나쁠 수 가 있을까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인격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기준도 모호하고 복잡하다. 자신이 저지르는 어떤 사건이 개인에게 어떤 것을 가져다주느냐에 따라서 죄책감이나 양심 보다 우선권을 가질 수 있다. 특히나 사춘기 시절에는 뇌의 기능이 이성적이지 못한 순간이 찾아온다. 무엇이 옳다 보다 무엇이 나를 더 존재감 있게 만드느냐 더 인기 있게 만드느냐가 훨씬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정신없이 자신의 목적하는 곳에 집중한다. 자신의 욕망하는 것을 위해 다른 어떤 것도 죄책감 없이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게다가 부모들까지 자신들의 일이 바빠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못한 다면 그곳에서의 결핍까지 합세해서 더욱 더 채우고자하는 욕망은 커지고 수단이나 방법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상처나 아픔 따위는 마땅히 자신의 욕망을 위해 이용하고 희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욕망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이 인터넷의 세상, sns, 핸드폰 이다. 저 안에는 그들이 욕망하고 열광하는 모든 것이 들어있다. 킴은 14살의 어린 나이지만 이미 어른의 세상에 살고 있다. 데이트 앱으로 많은 남자들을 만나고 쉽게 갈아치우면서도 또래의 동정심을 얻고자 엄마를 때려죽일 뻔한 주정뱅이 아빠와 살고 있는 불행한 소녀의 연기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끊임없는 좋아요의 중독으로 자신을 채우기 위해 거짓말은 기본이고 목숨을 걸 정도의 위험한 포스팅용 사진 찍기, 합성사진으로 위협하기, 자신을 아끼는 친구까지 데이트 앱으로 만난 남자에게 팔아넘기려 한다.

천운이었을까 주인공 이시는 성폭행을 당하기 직전 지나가던 커플에 의해 구조 되고 그 이후로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세계에서의 삶을 되찾게 된다, 이시는 부모의 별거 속에서 사춘기를 겪으며 고뇌하는 평범한 14살 소녀였다. 그녀가 잠깐의 방황 속에서 친구들과도 부모와도 마음을 나누지 못할 때 킴은 이시를 마치 자신의 영혼의 짝처럼 아끼는 듯 하면서 서서히 그녀를 망쳐갔다. 다행히 친한 친구들의 도움과 끝까지 그녀의 곁을 지켰던 부모들 덕분에 마지막 순간에는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그렇다고 단톡 방에 올라간 약에 취해 벗은 모습이나 가짜 계정을 만들어 그녀를 타락한 존재처럼 만들어버린 것들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누구나 소설의 주인공처럼 운이 좋은 건 아니기에 현실의 우리의 아이들은 누구나 저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N번방 사태에서 피해자 아이들은 그저 호기심 많고 방황하는 이시 같은 아이들이었을 뿐이다. 우리사회는 더군다나 더욱 예의범절을 강조하는 사회이기에 아이들은 부모에게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자신의 몸을 다 내줘야하는 공포스럽고 자기파괴적 시간을 감당해야 했을 것이다.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관심과 사랑으로 그들 곁을 지켜주고 믿어주고 어떤 것도 있는 그대로 받아 줄 수 있는 마음을 그들에게 알려주는 것 그 것 뿐이다. 그리고 어디에나 나쁜 사람은 있다는 것 나쁜 것은 절대 네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네가 돌아오기만 한다면 언제나 우리는 거기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사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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