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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출근 - 인사고과를 위해 행복고과를 미룰 필요는 없다
스리쿠마 라오 지음, 박미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입사 4년차. 출근을 시작한 뒤로 줄곧 월요병에 시달려왔다.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내일 출근할 생각에 막막해지는 기분. 회사가 집에서 너무 먼 탓이겠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전공을 여기까지 끌고 와 일하고 있는 탓이겠지, 라고 생각하며 늘 이상적인 회사를 꿈꿨었다. in서울의 회사,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사내분위기, 얼마 이상의 안정적인 연봉.
솔직히 말해서 출근할때마다 오늘은 행복한 하루다, 힘내야지, 열심히 하루를 보내자, 이렇게 자기최면을 걸고 출근한 적도 많았지만 퇴근할때 즈음이면 그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회사 자체에 대한 불만이 쉽게 없어질 것도 아니며 (남들이 부러워할지언정) 내가 마음가짐을 다르게 먹는다고 해서 회사가 변하는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 입사 3~4년 정도 지나면 누구나 이직을 생각한다는데, 나도 점점 지쳐가는 기분이었다. 일은 주어진 일만 하고 (그래도 야근야근열매 -_-) 마음을 터놓는 사람도 별로 없고.
지금의 휴직이 주어지고 나서야 한숨 돌리면서 지난 3년간의 시간들을 되돌이켜 볼 수 있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와중에 라오박사의 <행복한 출근>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출근할수 있을까, 제목을 볼때부터 어떤 명쾌한 답이 있지 않을까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반적으로 긍정의 힘을 강조하는 심리치유책과 크게 다르지는 않으나 '행복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림으로써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행복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그릇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다.
개인적으로 느낀 행복의 비결은 "내려놓음"이다. 책은 전반적으로 생각을 버리라고, 내려놓으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끊임없이 독자를 설득한다. 행복하기 위해서 어떤 조건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행복 DNA를 타고나는 것이라고, 행복하지 않게 만드는 나쁜 일이 있는건 우리가 바로 "나쁜 일"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열정을 넘어 집착이 돼버린 삶을 내려놓자는 것.
우리는 모든 일에 꼬리표를 붙인다. 나도 모르게. 이십대의 나에게 일어났던 굵직굵직한 사건들만 생각해봐도 나는 이건 나쁜일, 이건 최악이었어 라고 생각하며 생각만으로도 몸서리친다. 신기한건 (신기하면서도 안타까운건) 슬프고 힘든일은 생각하면 할수록, 그게 참 힘들었지, 라고 말할수록 나쁜 기운에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분이 더 다운되었던 것 같다. 술마시고 신세한탄 해봤자 기분이 그저 그런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ㅅ- 우울 바이러스는 그만큼 무섭다. ㅜ.ㅜ
라오박사가 말하는 행복한 사람이란, 시련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기도 전에 회복하는 것이다. 나쁜 일이라고 힘들다고 생각하기 전에 행동하고 쉽게 회복하는 것. 이것도 엄청난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겠지만, 힘들때 오히려 바쁘면 괜찮은 것처럼 힘들다고 생각하기 전에 벌떡 일어나는 법을 몸에 익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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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성은 물체가 구부러지거나 눌리거나 당겨졌다가 원래 형태나 위치로 되돌아오는 능력이다. 상투적인 말로 하면 역경에서 회복하는 능력, 즉 넘어졌을 때 벌떡 일어나는 능력이다. (...) 만일 아기가 넘어질 때마다 걸음마를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한 절망감과 싸워야 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보라. 극단적 탄성을 길러서 일을 더 멋지게 해내도록 하자. 대단히 성공한 비즈니스맨들 중 상당수는 극도로 탄력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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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은 나도 잘안다. (정말 지겹도록 들은 말이니까) 그런데 한가지 간과하고 있던 것.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잘될거야,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내가 취업 준비할때 대학원 준비할때 잘안되었을때마다 잘될거라고 스스로를 위안했는데 (나는 그러면 잘 되리라고 믿었으니까) 결론은 잘 안됐다 -_- 원하는 대로 안되고 좌절하고. 그렇게 말하는 건 현실을 바꾸는 것보다는 그저 자기 위안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책에서 말하는 긍정의 힘은 겉으로만 긍정적인 태도가 아니라, 나 스스로 진실로 믿고 행동하는 긍정이다. 면접을 망쳐놓고 잘될거야 라고 말하는건 속으로는 완전 망했는데 안되겠지 ㅠ_ㅠ 라고 생각하는게 너무 당연한 거였다. 진실로 나 자신을 믿기. 그리고 너무 허황된 긍정을 하지 않기. 얼마전 읽었던 <바보빅터>에도 나왔지만 자기 믿음의 힘은 중요하다. 긍정보다 더 앞선게 자기 믿음의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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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속으로는 믿지 않으면서 긍정적인 말을 내뱉는다. 결국 그런 말은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가령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단언하면서 속으로는 '하지만 휴가를 즐기기는 커녕 공과금 낼 돈도 없는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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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심리치료, 자기계발 책이 너무 뻔하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다. 그냥 읽으면 진짜 비슷비슷하다. 혹시나 해서 읽으면 역시나. (그런면에서 자기계발서는 마케팅의 힘이 강한것 같기도 하고. 시크릿이나 마시멜로 이야기가 대표적 =ㅅ=) 이 책 역시 제목보고 홀딱 반했으나 정말로 나의 일주일을 '금금금금금토일'로 바꿀 비법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라오박사의 조언을 충분히 귀담고 나만의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지금의 내가 어느정도 여유 있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인 것 같다. 야근하고 집에 12시에 오고 주말에 육아에 치여 있는 상황이라면 과연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아주 예전에 들었던 말인데, 조언을 할 때는 상대방이 그 조언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류의 책을 볼 때는 그 만큼 심신을 평온히 하고 내 삶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자세가 되었을 때, 조언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라오박사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를 설명한다.
당신이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그것을 할 때 어떤 상태에 있느냐는 것이다. 당신이 어떤 행동을 취하든 간에, 그 행동을 취할 때 당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의식하라. 가령 직장에서 파김치가 되어 집에 왔는데 다섯살 난 딸이 달려와 남동생이 자기가 가장 아끼는 인형에 케첩을 뿌렸다고 불평한다. 그러자 아들이 달려와 누나가 장난감 가구 세트를 갖고 놀지 못하게 했다고 소리친다. 안 그래도 피곤한 당신은 두 아이에게 벌컥 화를 낸다. 이때 당신은 자녀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못난 부모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생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하는 말. 늙고 현명한 자아가 나에게 들려주는 말이 무엇일까, 한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다. 지금의 내가 10년 전의 나에게 편지를 쓰고, 10년 후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되는 건, 현재의 문제에 머리 아프고 한숨쉬기만 하는 것보다 제3자가 되어 나를 보면 좀 더 객관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인생은 정말 마라톤이니까, 길게 보면 아무일도 아닐 수도 있는거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생각하며 삶을 너무 무겁게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도 행복할 수 있도록 지나친 욕심도, 쓸데없는 걱정도, 채울수 없는것, 사라질것에 대한 집착도 내려놓는 법을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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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이를 먹어 죽음의 문턱에 서 있다고 상상해보라. 몸이 노쇠하여 더 이상 움질일 기력도 없다. 이제 다 내려놓고 떠날 준비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당신은 세상에 한 가지 멋진 선물을 남기고 갈 수 있다. 앞에는 당신의 말을 듣기 위해 현재의 당신이 앉아 있다. 당신은 그가 직면한 갖가지 고난이 훤히 보인다. 당신의 젊은 자아가 하려는 행동의 예상되는 결과도 정확하게 보인다. 당신은 이 젊은 자아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겠는가? 적어보라. 그리고 지금 이 순간부터 조언을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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