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반짝 작은 등대 도대불

반짝반짝 작은 등대 도대불
김정배 지음, 에스카.자경 그림 / 한그루 / 2019년 8월

‘도대불이 무엇일까?’하는 궁금증으로 동화책을 펼쳤습니다.

표지를 열자 한 쪽에는 기도하는 짧은 머리의 남자아이, 다른 한 쪽에는 일렁이는 파도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작은 배, 멀리 비치는 등대도 아닌 불빛. 아마도 도대불?

바람도 없었고 날도 흐리지 않았건만 달중이 아빠가 갈치를 낚고 있을 시간인데 바람이 일기 시작합니다.

파도소리가 이불을 들썩이고 엄마의 한숨소리를 해녀의 숨비소리 같고, 개밥그릇이 굴러다니는 소리가 들리는 그런 무서운 밤 달중이는 간절히 기도합니다.

어떻게 될까? 뒤의 내용이 궁금하여 단숨에 동화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으로 찬찬히 이야기를 몇 차례 다시 읽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포구에 불빛만 있었어도….”

너무 캄캄해서 포구를 찾을 수 없었다는 어부의 말에

매일 바다만 바라보던 엄마가 돌탑을 쌓기 시작합니다.

고깃배가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포구에 불을 밝히려고 혹시 아빠가 살아 계시다면 찾아올 수 있도록 말입니다.

마을 사람들과 힘을 합하여 돌탑을 쌓아서 켰던 ‘도대불’

그 도대불 덕에 많은 고깃배는 안전하게 포구로 들어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나의 가족은 돌아오지 못한다 해도 포구가 여기 있노라고 안내하기 위해 쌓았을 돌탑.

내게 닥친 현실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돌탑을 쌓으므로 많은 고깃배들과 어부들이 안전하게 돌아왔다는 내용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요즘에는 대부분 외동으로 자라서 이기적이기 쉬운데 한사람의 움직임이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고, 도움이 되는 삶의 자세를 경험하는 좋은 동화라고 여겨집니다.

내 아이가 나만 생각하지 않고 타인을 생각하는 귀한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읽기를 추천합니다.

어린이들에게 도대불에 대한 설명과 제주도에 남아있는 도대불을 사진과 함께 설명하는 부록이 있어서 제주 문화에 대한 학습에도 좋은 동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