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평점 :
나는 88 올림픽을 기억하지 못한다.
분명 내가 태어나 있던 시점이기는 하나..
걸음마 연습이나 하고 있을 때였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80년대..
5월의 광주를 시작으로 6월 항쟁도 88올림픽도..
그 시절의 삶을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심지어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의 특성상 정치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도
성인이 되고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전국이 함성과 최루가스 등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
그 곳에 함께 서 있지 못하고 군대라는 곳에서 그들이 보낸 시간들..
80년대를 생각하면 늘 뜨겁고 격정적이었는데..
이 책의 그 시간은 차분하기만 했다.
기억나는 두 인물을 꼽아보자면..
군대에서 조용히 자신의 성향을 숨기고 지낸 하치우.
전역하면서 학교로는 돌아가지 않을거다.
연락처를 알려주지만 연락은 되지 않을거다. 하며 떠났는데,
맙소사 마지막에서 대반전. 나에게 소름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어쩌면 이게 지금 우리들의 삶과 가장 가까울지도 모른다.
운동권에 있다가 강제로 끌려들어온 비밀스러운 김영수.
괴로워하고 괴로워하는 영수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했는데..
결국 새파란 청춘은 그렇게 스러져갔다.
시대가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구나..
그 시대 한가운데 내가 서있었다면..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도 생각하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누구하나 잘했다 잘못했다 말 할 수 없는거다.
결국 씁쓸하게 끝난 이 책은 한참의 여운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이어져 지금 2018년..
아마 지금도 수많은 영수들이 이 땅에서 아직 남겨진 짐의 무게를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