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진범을 찾을 준비가 되었나요?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을 독자들을 위해 먼저, 이 소설은 '서술트릭'에 기반함을 알려두고 시작한다.
서술트릭이란, 옮긴이의 말을 인용하자면
"소설에서 작가와 독자 사이에 성립한 '암묵의 이해'중 하나 또는 여럿을 깸으로써 독자를 속이는 트릭이라고 정의하였다"
저자는 애거서 크리스티와 같은 미스터리 거장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빠져들었고
그 결과물이 지금 우리 눈 앞에 있는 것이다.
다만, 한가지 흥미로운 지점은 이 책이 무려 40년 전에 이미 출간되었었던 작품이라는 점이다.
지금은 2015년.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본다면 때는 바야흐로 1960년대가 아닌가?
그때 이런 서술트릭이라는 장르를 사용해서 독자들을 미궁에 빠트리고 그래서 범인은 누구인가?
를 계속해서 추궁하게 만든 이 소설이 40년 전 소설이라는 대목에서 조금 놀라웠다.
왜냐하면, 지금 읽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으니까.
내게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신진 작가의 글만큼이나 재치있고 신선하게 다가온 작품이었다.
이 소설은 나카다 아키코와 쓰쿠미 신스케라는 두 명의 남녀가
7월 7일 오후 7시에 죽은 사카이 마사오를 뒤쫓는 이야기이다.
페이지는 '나카다'와 '쓰쿠미' 이야기 순으로 반복되어가며 이야기의 본질과 중심에
다가가고 있다. 쓰쿠미에게는 친구였던 사카이 마사오.
나카다에게는 한 때 연인이었던 사카이 마사오.
둘이 각 자의 방식으로 추적해가는 사카이 마사오의 죽음.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이야기는 제1부 사건을 시작으로 제2부에서는 추궁을 다루고 있으며
제3부에서는 끝도 없는 추적의 전개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 제 4부에서는 드디어 이야기의 비밀이 밝혀질 '진상'이 새로이 시작된다.
"당신은 다음 페이지에 펼쳐질 의외의 결말을 예상하고 있습니까?"
이 지점에서는 숨을 한 번 고르고
자신이 예상한 결말을 한 번 떠올려볼 타임이다.
'범인은 누구인가'
자살로 위장한 사카이 마사오의 죽음은
이쯤되면 자살이 아닌 , 누군가의 타살이라는 결론을 가진다.
그런데 있어야할 범인이 없다.
이 두사람이 뒤좇고 있는 사람들 중에 범인이 존재할까?
유력했던 용의자 두 명이 차 사고로 죽어버렸다.
왜 작가는 범인이라 유력하게 여겨졌던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을까?
이들이 없다면 범인을 밝힐 수 없는데.
범인은 다른 누군가이다.
범인이 범인이 될 수밖에 없던 사건이 있다.
사건의 중심을
사건의 본질을
조금 더 파헤쳐 올라가보면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결말을 밝히는 일만은 회피하고 싶다.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서술트릭의 매력과
당신은 결국 (누구든지간에) 작가의 범행에 함께 동참하게 될 것이다.
'진상' 부분에서 밝혀지는 이야기의 진실을
당신은 맞추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작가는 여러 트릭들을 사건의 중간 중간에 배치해두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나 역시, 페이지 마지막장에 다다라서야
범인을 찾았다. 아니 마지막 장이었기에 밝혀질 수밖에 없었던 범인
당신은 틀린그림찾기를 잘하는 사람인가?
수수께끼를 잘 푸는 사람인가?
넌센스도 잘 맞추는 사람인가?
설령 위의 조건들을 모두 갖춘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소설 속 범인을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당장,
7월 7일 오후 7시에 죽은 사카이 마사오의 범인을 찾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