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니체와 걷다 - 당신은 아직 더 갈 수 있다, 니체가 들려주는 용기의 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이신철 옮김 / 케미스토리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철학과 여행이 결합된 에세이
니체와 걷다.
머리는 아프고 눈 앞에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 같은때 나는 책장을 뒤적인다. 책장에 미쳐 들어가지 못한 책들이 수북하다.
머리가 너무나 아픈 날에도 무언가를 읽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나는 이런 때만큼은 긴 호흡이 필요한 책보다는 글이 짧은 문장을 찾게 된다. "당신은 아직 더 갈 수 있다. 니체가 들려주는 용기의 말"이라는 부제가 있는 니체와 걷다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은 니체가 집필했던 책의 문장들이 유럽 풍경과 함께 적혀져있다. 짧은 호흡으로도 적지 않은 감동이 있다.
직업전선을 몇 군데 전전했던 나는 지금 어학연수를 준비중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생활에 대한 부담과 압박'은 당연하다.
나이에 주어지는 당연한 부담감 보다도 나를 더 힘들게 하는건 니체가 이야기한 대로 내 생활의 척추가 사라진 기분이랄까.
일은 힘들지만 일에서 오는 기쁨과 보람이 분명 있다. 사회생활을 하지 않은 채 나혼자 단절되는 건, '쓸데없는 망상'에 빠지기도 쉽다.
한 호흡으로 빠르게 읽어내려가야하는 소설은 그래서, 덜컥 시작하기가 겁난다.
무더운 여름에 노트북을 킨 채 옆에는 이 책을 두니 자꾸만 펼쳐보게 된다. 철학에세이라고만 하기에는 이 책은 뭔가 특별하다.
독일 본에서 스위스 루체른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이탈리아 제노바에 닫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니체와 걷다. 라는 책을 니체의 철학과 니체의 여행길이 결합된 철학여행에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삶은 언제나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니체의 이력을 보면 스물 다섯 살의 나이에 대학 교수가 되었지만 건강이 나빠져 여러 나라와 도시들을 방랑하며 위대한 역작들을 만들어냈다. 앞길이 창창한 것 같았던 그였지만, 갑작스러운 건강악화와 토리노에서의 발작으로 인한 정신이상 증세까지. 예측할 수 없는 삶을 니체는 살았다. 그래서일까, 그가 느끼고 써내려간 한 문장, 한 문장에 감정이입이 된다.
니체의 문장과 함께 실린 유럽 풍경역시 놓칠 수 없는 책의 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