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선을 탄 걸리버 - 곽재식이 들려주는 고전과 과학 이야기
곽재식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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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탄생시킨 과학이야기.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진 배경속에서 찾아내는 과학상식, 사실들..

처음 이런 문구들을 보았을 때 생각한 것은 과학자들 내지 어떤 과학이론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나 뒷 이야기정도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관심이 간건 바로 당신이 혹하는 사이 등에서 자주 뵐 수 있었던 곽재식 교수님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곽재식 교수님이 참 많은 책들을 쓰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책 제목들이 공학박사님이 쓰신 저서라기엔 참 신기했네요.

 

그렇게 이 책을 다시 보고나니

과학이론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닌 고전과 문학 이야기를 과학을 통해서 들여다본다?

생소하기도 하네요.

그런데 프롤로그를 보는 동안 저 역시 생각이 많아졌어요.

이과와 문과를 나눈 것은 과연 무엇인가

이과적인 사람과 문과적인 사람은 구분되는가

 

문과 이과 융합이란 말이 새로 태어난 것은 사실 잘못되었고,

모든 것이 문과와 이과의 융합일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을 읽다보니

정말 저 역시 모든 것을 그렇게 두가지로 나누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보게되더라고요.

 

그렇게 보고나니 공학박사이신 곽재식교수님이 쓰신 책들의 제목이 다시 보입니다.

이 책들 역시 많이 궁금해졌고요.

공학박사니까 관련 논문, 관련이론에 대한 저서여야한다는 편견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걸까요.

작가는 문과다란 생각 역시 애매해지면서 이분을

최소 이 포스팅에서만큼은 곽재식 작가님으로 불러야하지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고전과 문학작품, 그리고 과학적인 이론, 발명품의 연결.

총 13가지의 이야기를 보며 과연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졌어요.

사실..현대 소설도 아닌 고전 문학작품에서 어떤 과학상식을 꺼내 이야기를 풀지도 궁금해졌고요.

가장 먼저 만날 수 있었던 길가메시 서사시와 기후변화

부끄럽게도 길가메시 서사시가 낯섭니다.

다행히 이 책을 읽는동안 내가 모르는 이야기더라도 어떤 이야기인지 친절한 설명이 되어있어요.

물론 이 작품을 알고 읽는다면 더 빠른 이해와

이야기를 만들어낸 과학, 이야기 속 과학을 생각해보는 이 책의 목적을 좀 더 쉽고 더 넓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요.

하지만 이 이야기를 모른다고 해도 책을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난 후 작품을 만난다면,

아니면 작품을 알고 있더라도 이 책을 읽고 다시 읽는다면

작품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길가메시 서사시와 기후변화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이야기지만

이 책의 이야기들은 딱 한정된 주제로 이끌어가지 않고 있어요.

그저 이야기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정말 다양하고 여러 주제들을 과학적 사실과 역사 등을 엮어

흐름대로 계속 던져주고 있었거든요.

독해력 교재를 많이 볼 수 밖에 없는 시기여서일까요?

뭔가 주제가 정해지면 딱 그 주제에 맞게 벗어나지 않는 중심문장을 가지고 서술되어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이 책은 딱 한 문장 내지 한 문단으로 요약할 수 없는 형태로 이야기들을 풀어가고 있었어요.

 

만약 이 책이 어떤 독해력 교재 지문이었다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도대체 무엇인가 고민했겠지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 하나의 이야기들을 읽어나갈수록

정신없다, 주제가 뭔지 모르겠다가 아닌

누군가가 즐겁게 이야기를 해주는 듯 한 기분에 오히려 즐겁게 집중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특히 이야기 속 여러 삽화와 그림들도 그런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었어요.

뭔가 두서없이 여러 이야기들이 나열됨에도

마치 하나의 주제를 놓고 수다를 떠는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즐겁게 책을 넘겨가다가

눈에 익은 작품을 만날수록 더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정작 펼쳐보면 내가 아는 이야기보다 모르는 이야기들이 더 많이 담긴 것도 사실이고요.

도대체 이 작가님은 어디서 이런 많은 이야기들을 알고 담아내는지 궁금해지기도 했고요.

이 분이 공학박사님이라는게 또 새삼 어색해지기도 하더라고요

고전도 문학도 과학서적도 아닌데

분명 교양서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찌됐던 책을 읽어나갈수록 정말 흥미롭고 즐거운 사실들을 배워나가는 시간이었거든요.

결론적으로 이 책을 통해서 정말 많은 잡다한(?) 상식들을 알아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여러 문학작품에 대한 관심도 생기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이 책을 읽는다는게 더 가치있게 느껴지는 것은

책의 내용을 떠나

책을, 이야기를 접근해가는 방식을 바꾸어줬다는 사실이에요.

 

문학은 문학 그대로

특히 그 중에서도 고전은 그 이야기 그대로 하나의 픽션으로만 바라보았다면

그리고 그 이야기의 주제에만 집중해서 읽어왔다면

이 책을 읽고 난 후

이야기의 사실적인 배경, 그 안에 담겨진 과학, 발명 등의 상식 등

논픽션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조금 더 넓고 편견없는 시각으로 문학을 바라볼 수 있는 유연함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책.

좋은 기회로 만나게 되어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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