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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 - 게임에 빠진 아들을 구하기까지 3년의 사투
김평범 지음 / 길벗 / 2021년 10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t/u/tuddlekd/IMG_cu1639039127798.jpg)
저는 지극히 평범한 초5 남자아이를 둔 엄마에요.
이맘 때 아이들이 그렇듯 친구 좋아하고, 게임 좋아하고, 유튜브를 즐겨보는..
사춘기에 막 들어서 예민하고, 가끔은 울컥하기도 가끔은 짜증이 드러나기도 하는 아이.
어른의 눈높이에 조금은 맞지 않는 친구가 아이곁에 있어
지인들이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친구를 보면 그 아이를 알 수 있다고
괜한 뒷말이 나오지 않게 가려사귀길 권하는 진심어린 조언들을 들어도
엄마의 입에서 친구의 흉을 보고 멀리하길 요구하는 순간
아이 맘에 왕따나 학폭에 당위성이 생길까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일은 되도록 말리지 않고 두루두루 사귀도록하는 엄마에요.
유독 친구를 좋아하는 아이다보니
이런 엄마의 방침이 만나 때론 원치 않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게임이었어요.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 만나서 노는 일이 줄어들고,
마침 컴퓨터 게임이나 핸드폰 게임에 관심이 많아지는 시기다보니
아이들끼리 게임 속에서 만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점점 늘어나더라고요.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어요.
친구들과 게임을 하는게 당연시되는 요즘이라 생각했기에
친구들이 어떤 게임을 한다고 하면, 우리 아이만 그 게임을 못해서 못 어울릴까싶어
용돈이 생기면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을 구매하는데 큰 제약을 두지 않았고
오히려 생일이나 어린이날이 되면 아이가 조금 더 편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게
게이밍노트북, 고가의 마우스, 키보드까지..제공해온 저였어요.
문제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하는만큼
자신이 해야하는 일을 충분히 잘 해나간다면 남은 시간을 자유롭게 쓰도록 했고
그러다보니 여러 명의 친구들과 돌아가면서 게임을 하더라고요.
A라는 친구가 2시부터 학원을 간다면 1시30분부터 2시까지 아이와 놀고
B라는 친구가 3시부터 30분간 놀 수 있다하면 또 그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은 하루 30분~1시간을 노는동안
돌아가며 함께 논 우리 아이는 하루 2~3시간을 게임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슬슬 위기감이 들었어요.
자려고 누워서도 저에게 게임이야기를 설명하고, 게임 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고
노래를 들어도 게임 속 배경음악 등을 듣는 것을 보면서
위험하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던 시기.
길벗에서 나온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이란 책을 만나게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로 시작하는 나의 이야기같이 느껴지는 이 책의 제목에서
'어느새 게임 중독'이란 말을 보는 순간, 덜컥 심장이 내려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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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셋을 둔 '김평범'이라는 실명일지 필명일지 모를 평범한 아버지가 쓴 이 책은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와 그에서 벗어나기 위한 잔인한 3년 간의 싸움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었어요.
게임에 빠진 아이를 보며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불안감을 애써 누르고,
'믿어주자.' '기다리면 되겠지' '결국엔 돌아올거야'라고 애써 따뜻한 시선을 보내던
과거의 나처럼, 철없는 부모님들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면서 썼다는 이 책.
지금 딱 저에게 필요한 책이었어요. 혹시나 늦은건 아닐까..나 역시 3년을, 어쩜 그 이상을 이 싸움에 소비해야하는건 아닐까 하는 조바심도 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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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를 읽으면,
절대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를 방치해서 아이가 게임 중독이 된게 아닌..
우리네와 같이 이 아버지가 그리고 어머니가 아이에게 쏟았던 사랑과 열정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아이가 게임에 빠지고 벗어나기 위해 온 가족이 매달렸던 힘든 시간까지 살짝 살펴볼 수 있었어요.
마지막에 '게임으로 잃었던 아들을 되찾는 과정에서 느꼈던 고통과 슬픔을 되돌아본다'는 말이 그 과적에서 겪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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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파트로 나눠진 책은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스토리들이 담겨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었어요.
과연 이 힘든 과정을 어떻게 겪어내고 이겨냈는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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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인지 아닌지 먼저 셀프 체크해볼 수 있었어요.
아이와 함께 체크해봐야하지만, 먼저 이 책을 제가 읽고 난 후 아이와 해봐야겠다 생각했어요.
하루라도 빨리 체크하고 뭔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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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1의 제목. 초5 아이가 새벽 4시 30분에 깨어났던 이유, 아들을 잃다.
마침 초5인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아들을 잃다라는 말에 섬칫한 마음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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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작은 평범한 집에서 평범치 않은 일이 일어나면서,
아빠가 아이의 이상증상을 느끼며 시작됩니다.
며칠간 새벽마다 깨서 화장실로 가는 아이와 조용히 밖에서 기다리던 아빠.
해가 뜰 때까지 나오지 않던 아이와 그 잠옷 속에서 발견된 뜨끈해진 스마트폰을 발견했을 때
그 아빠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혹시 나도 지금 아이의 상태를 모르고 지나가고 있는건 아닌지 돌아보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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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 대한 희망이 무너지는 소리.
'내 아들이 설마..'
현실을 부인했던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게임을 접한 이후 재능과 미래의 꿈을 닫은 듯 행동했던 아이.
돌변한 아이를 바라보는 심정은 어땠을까..내 아이와 저에게 반영하며 걱정이 쌓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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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게임을 접했던 사소한 시작.
너무나 평범하게..이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아빠들이 흔히 하는 행동으로
이 모든게 시작되었다는게 믿기 싫어지더라고요.
저 역시 아이가 지루할까싶어 게임을 깔아주기도, 깔도록 허락하기도 했기에
책을 읽는 내내 조바심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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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너무나 솔직한 고백 속에서 제 아이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어요.
이 책을 읽는동안 계속 된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건
너무나 평범한 가정, 평범한 아이였고 그 시작되는 과정 역시
지금 우리 아이가 하는 행동과 제가 바라보는 하는 시선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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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관한 한 첫 번째 책임자는 무조건 부모라고 합니다.
'내 아들은 그러지 않을거야, 내 아들은 다른 애들과 달라.'라는 건방진 믿음.
저 역시 그런 믿음으로 아이에게 모든걸 맡기고 있었거든요.
그렇기에 게임에 열중하는 아이를 혼내고, 아이 탓을 하며 아이의 책임이라 생각해왔는데
스마트폰을 쥐어준 부모의 단독책임이랍니다.
저의 경우 심지어 원활한(?)게임을 위한 환경까지 만들어 주었기에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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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이라는 말은 동시에 사용하면서도 도박과 게임은 다르다고 스스로 위로해왔던 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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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부모기에
지금 아이들의 세상일거라고, 흐름일뿐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저의 착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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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에 빠지기에 점점 더 좋은 조건, 좋은 환경이 갖춰지고 있는 현실.
그리고 도박과 비교해보면 정말 다를게 없구나 하고 느껴지는 글들을 통해서 확실한 위기감을 가질 수 있었어요. 위험성을 깨달아야 조심시킬 수 있을테니 천천히 아이의 환경을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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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작가의 아이가 게임을 시작하고, 게임에 빠지고 현실이 망가지고,
게임이 왜 위험한지 깨닫게 하는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아빠와 가족들이 그 아이를 구해내는 과정과 그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담겨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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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제 제목들을 통해서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들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데,
이렇게 몇 가지만 살펴봐도 현실적인 조언들이 담겨있음을 예상할 수 있지요.
저와 같이 지금 위기의 순간에 있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으시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자세한 내용들을 책 속에서 찾아보시길 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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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같은 초5 아이의 방황과 그걸 끝까지 잡아 붙들어 벗어난 아빠의 이야기.
책을 읽지 않았을 때, 특별하지 않은 아이와 가족에게 일어난 게임중독이라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고 나니, 충분히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 어쩌면 이미 내 이야기이지요.
그리고 너무나 현실적인 경험담을 통해 더 늦지 않게 뭔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섭니다.
책을 통해서 때론 공감하고, 때론 고통스러운 과정을 간접체험하며
아이에 대한 믿음으로 타협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할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너무나 훌륭한 양육서들이 많고, 전문가들의 조언 속에서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가끔은 너무 이상향적인 이야기들이라 엄마가 먼저 지치기도 해왔는데
이렇게 현실적이면서 공감이 가는 이야기는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아이가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면,
간단한 게임을 시작하고 있다면,
게임중독은 남의 아이들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꼭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래요.
아이의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준 부모라면 아이의 나이에 관계없이 이 책을 추천해봅니다.
-엄마표 홈스쿨링을 도와주는 <도치맘 카페>를 통해 <길벗>에서 책만 제공받아 가이드 없이 제가 솔직하게 적은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