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초록잎 시리즈 11
신운선 지음, 장선환 그림 / 해와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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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초록한 그림과 함께

제목 역시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사라지다가 아닌 살아지다.

왠지 모를 귀농의 느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인가 싶었어요.

엄마가 떠나고..

6글자로 시작되는 뒷표지의 이 글이 책에 대한 생각을 확 뒤짚었어요.

저러다 벽을 뚫고 들어와 나를 낚아채어 무시무시한 곳으로 끌고 갈까봐 이불로 몸을 더 감싼다

글을 읽다보니 왠지 숙연해지고, 갑자기 무거운 기분이 드네요.


2019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인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뛰어난 문학적 역량을 가진 우수 작가의 집필 활동 및 발간 등 창작 전 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문학의 새로운 성과 창출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사업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뉴베리와 같은 발표된 작품을 바탕으로 주는 상은 아니지만

미발표 무기명 신작 원고를 바탕으로 엄정하고 공평한 심사를 거쳐 작품의 발표까지 지원하는 사업인만큼

그 수상작이라하면 이미 작품에 대한 어느 정도의 신뢰를 예상할 수 있었어요.


단편소설 모음이 아닌 장편소설이기에 서로 다른 에피소드는 담겨있지만,

서로 연결되는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아빠와 둘이 사는 건.. 외부 봉사.. 소중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 봉사보고서와 같이 조금씩 달라지는 에피소드도 궁금해지네요.


갑작스럽게 떠난 엄마..

엄마 아빠의 이혼

그리고 빨리오라는 아이의 외침..

꿈을 이루면 다시 너를 찾아온다는 엄마의 말을 아직까지 믿고 있는 아이..

엄마 없어도 잘하리라 믿어..

그리고 그다지 자신이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5학년 아이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길 때마다 아이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뱉는 말들이 왠지 가슴이 아프네요.


하지만 아이는 담담하게 모든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엄마가 아빠를 떠난 이유를 납득하는 듯한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아빠와의 사소한 갈등도 있는 듯 합니다.

마치 자기는 어른이 되었고, 아빠를 조금 부족하게 여기는 듯한 모습..

5학년이 되고 사춘기가 와서일지.. 일찍 철이 들어서일지..

자꾸 음식을 흘리는 아빠, 턱받이를 하고 식사를 하는 그림

내용이 크게 자극적이진 않지만,

서로 다른 에피소드가 계속 등장함에도 읽는동안 약간 무거운 마음이 계속되는건 어쩔 수 없었어요.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

엄마가 떠나고 회사에서도 짤리고,

생활을 위해서 대리운전을 하게되고,

그런 아빠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왔지만

한편 집안살림을 도맡아 하며 아빠에게 의지가 될 수 있을 두사람의 애매한 관계

이런 저런 집안사정을 이야기하느니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선택에서도

역시 아이가 했을 심적 부담, 갈등도 느껴졌네요.

그렇게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글을 가르치는 일을 돕게 되고

그 안에서 다시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

어떻게 보면 이혼가정의 한 아이의 성장기로도 볼 수 있겠어요.

그렇지만 아이의 배경설명을 시작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삽화를 통해서 조금은 가볍게 해주기에 개인적으론 이 책의 진정한 맛은

소설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삽화라고 느껴졌어요.


밝고 명랑한 소설은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한 번쯤은 읽어봐야한다는 소설은 맞아요.

여러가족의 형태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보호받아야하는 아이들이 상처없이 자라도록 도우려면

우리의 편견도 걷어내야할 것이고요.

그런 점에서 은수의 이야기는 우리가 다른 형태의 가족들을 어떻게 생각해야할지도 고민하게끔 하네요.

다만 이혼 후 아빠의 실직, 집안 살림을 함께 즐기는 게 아닌 떠맡게 되는 아이의 모습 등

이혼 가정의 아이들이 꼭 이렇게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데는 의문도 들었고요.

자칫 동정의 시선만 남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었네요.

물론 봉사활동을 하며, 할아버지할머니들의 솔직한 경험담을 통해서

그리고 또다른 형태의 가정. 다문화가족의 친구 민세를 통해서

그런 환경이 자신의 잘못도 아니라는 점.

스스로 상처를 이겨내고, 환경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중점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달라지겠지만요.

초등 고학년 이상 중고등학생. 그리고 성인까지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어요.

읽다 보면 안쓰러움도, 기특함도 그리고 우리의 편견까지도 생각하게 하는 묵직한 소설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있으니

고학년 이상의 아이가 있으시다면 꼭 함께 읽어보시길 바래요.

 

 

-엄마표 홈스쿨링을 도와주는 <도치맘 카페>를 통해 <해와나무>에서 책만 제공받아 가이드 없이 제가 솔직하게 적은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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