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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고백하지 마세요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8
김혜정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7월
평점 :
Ai가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건 고작 몇 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의 삶은 놀라울 만큼 빠르게 바뀌었다.
나는 여전히 온라인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를 선호한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커뮤니티에 질문을 올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과정 자체를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질문을 하면 자신의 의견 대신 Ai에게 물어본 결과를 그대로 가져와 답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처음에는 꽤 당황스러웠다. 상대의 생각을 듣고 싶었는데, 돌아온 것은 Ai의 대답이었으니까.
아마 나보다 어린 세대에게 Ai는 훨씬 자연스러운 존재일 것이다. 자라면서부터 Ai를 곁에 두고 살아왔으니 낯설거나 거부감을 느낄 이유도 적을 것이다.
김혜정 작가의 신작 『Ai에게 고백하지 마세요』는 바로 그런 세대가 AI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지금의 Ai는 많은 영역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정보를 찾고 글을 쓰는 일은 물론이고, 한때는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다정함과 위로, 공감, 애정의 언어까지도 자연스럽게 건넨다. 그렇기에 소설 속 다인이처럼 Ai를 남자친구로 여기기도 하고, 지온이처럼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속마음을 Ai에게만 고백하게 되기도 한다.
사람은 때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오해하고, 실망시키고, 관계를 망치기도 한다. 하지만 Ai는 적어도 의도적으로 우리를 상처 입히지는 않는다. 그래서 사람보다 Ai가 더 편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작가는 그 편안함이 사람과의 관계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걸, 끝까지 지온이를 지키려 했던 유론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나눌 수 있는 감정과 관계가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상처받을 가능성까지도 함께 감당하는 것, 그것이 인간관계라는 것을 이 소설은 조용히 일깨워 준다.
Ai는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 것이다. 어쩌면 외로움마저 잠시 달래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며, 서로를 지켜내는 일만큼은 여전히 사람만이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