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보늬 ㅣ 라임 청소년 문학 69
설재인 지음 / 라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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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리가 죽었다. 3학년이 되어 보늬와 처음 같은 반이 된 뒤, 첫 등교 다음 날 새벽. 학교 교정에서 투신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엄마는 박유리와 같은 반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보늬에게 그 아이를 피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사실 보늬는 내심 바랐었다. 학폭 가해자로 낙인찍혀 아무도 다가가지 않는 박유리가 결국 자신과 함께 다니게 되는 것을. 그러면 적어도 급식을 혼자 먹지는 않게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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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리에게 괴롭힘을 당해 왔다는 피해자 민서정은, 박유리가 추락한 뒤 마치 오랜 고난에 대한 보상을 받기라도 한 듯 그녀가 속해 있던 무리의 중심이 된다. 그런데 어딘가 기묘하다. 분명 민서정을 괴롭힌 것은 박유리 한 사람만이 아니었는데, 어째서 박유리만 모든 것을 뒤집어썼고 왜 박유리만 사라지자 모든 것이 해결된 것처럼 흘러가는 걸까.



하지만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고 다시 웃기 시작한 민서정에게 누구인들 쉽게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까. 보늬 역시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며 애써 관심을 거두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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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서정과 그 무리의 아이들이 보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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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보니 보늬는 이미 이 기묘한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서 있다.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굴러떨어질, 좁고 날카로운 꼭대기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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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중반부를 읽기 시작할 때부터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보늬를 기다리는 결말은 결코 희망적인 것이 아닐 거라고. 그럼에도 끝까지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저 다른 아이들보다 힘이 없었을 뿐인, 죄 없는 어린 영혼들이 더는 상처받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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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어른이 되었다고 믿는 보늬의 '선택'으로 이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그 선택이 얼마나 쓰라린 것인지 알기에, 나는 그 결말을 아주 아프게,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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