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드라마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
정덕현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8월
평점 :
드라마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
하루준 평점 : ★★★★☆ (9/10)
하루준 코멘트 : 드라마 속에서 스쳐지나갔던 주옥같은 대사들, 그리고 그 대사가 삶에 던져주는 작은 이야기들!
도서정보
제목 : 드라마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
저자 : 정덕현
장르 : 에세이
페이지 : 296
출판사 : 가나출판사
출판일 : 2020. 8. 10.
책을 읽고 느낀 점
나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벌써 20여년 전, 수능시험을 앞둔 고3 시절에도 드라마 허준의 본방은 무조건 사수했을 정도로.
출생의 비밀, 부자집 아들과 가난한 집 딸의 사랑처럼 틀에 박힌, 또 가끔은 허무맹랑한 주제의 드라마도 있지만 드라마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모습을 반영하고, 그 속에서 행복과 슬픔을 공감하며 치유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내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또 가끔은 엄마, 아빠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는 드라마는 우리들에게 소소한 행복과 위로가 되어준다. 그리고 그 행복과 위로 뒤에는 잊혀지지 않는 대사들이 자리잡고 있다.
"나는 그냥 그런 날이 행복했어요.
온 동네에 다 밥짓는 냄새가 나면
나도 솥에 밥을 안쳐놓고
그때 막 걷기 시작하던 우리 아들 손을 잡고 마당으로 나가요.
그럼 그때 저 멀리서부터 노을이져요.
그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그때가."
- 드라마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 中 P. 41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아들 안내상이 어머니 혜자에게 언제가 가장 행복했냐고 물었을 때 어머니가 했던 대사는 많은 여운을 남겼다. 솥에 밥을 안치고, 아이와 함께 손 잡고 마당 앞에서 저 멀리 물들기 시작하는 노을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어머니 혜자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고 한다.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그런 작은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우리도 공감할 수 있기에 그 대사가 우리에게 긴 여운을 남겨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드라마 속 대사 한마디에 가슴이 울컥하는 순간이 있다. 평범한 듯 보였던 문장이 연기자의 입을 통해, 그 순간의 감정이 담겨져 오롯이 내게 전해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곤 한다. 대단치 않아 보였던 대사 한 마디가 내 맘속에 공감을 일으키며 한 순간 대단한 대사가 되어 버린다. 이런 것이 명대사가 아닐까? 그리고 이런 이유로 우리가 드라마를 사랑하고, 드라마를 통해 지친 삶에 위로를 받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인 정덕현님은 오랜 기간 평론가로서의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누구보다 많은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컨텐츠를 보며 평론을 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며, 자신이 느꼈던 드라마 속 명대사와 소소한 일상 속에서 드라마 속 대사에 공감하게 된 개인적인 경험들을 함께 담아내었다.
다양한 드라마와 그 속에 담겨져 있는 가슴 깊이 울림을 주는 명대사들, 그리고 그 대사들이 던져주는 일상과 자신의 소중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들
P. 39
가끔 세상을 떠난 친구를 떠올릴 때마다 가장 좋았던 기억들은 의외로 대단할 것 없는 것들이다. 함께 목욕탕에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제주도로 놀러 갔던 그런 기억들이 대부분이다. 대단한 일이 아닌데도 우리의 기 억들이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겨두는 걸 보면 그것이 어쩌면 우리네 삶에서 진짜 대단한 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친구와 다시 하고픈 일들이 바로 그런 일일 정도로.
P. 72
어머니와 함께 호주를 여행할 때였다. 렌트한 차를 운전하며 어머니가 듣기 좋으라고 가져온 CD를 틀고 옛 노래들을 따라 부르고 있었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어머니도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 갑자기 어느 순간 조용해졌다. 앞만 보고 운전하다 갑자기 조용해져 옆자리를 돌아보니 어머니가 울고 계셨다. “왜 울어?” 하고 물으니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좋은 걸 이제 알았네?" 이런 여행 하나가 어머니에게는 굉장한 호사였던 거였다.
P. 91
어려서부터 우리는 한 가지 얼굴을 강요받으며 살아왔다. 그것이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어주기 때문이었다. 그 정체성이 흔들리는 말이나 행동을 보이면, “너 미쳤니?"“그건 너답지 않아”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내가 가진 다양한 ‘가능성’들을 스스로 검열하며 살아왔다.
P. 136
어느 비 내리는 날 아이가 우산을 안 가져갔다는 걸 알고는 아내가 전화를 했다. 수업이 끝날 때쯤 우산을 챙겨서 학교에 가달라는 거였다. 우산을 챙겨들고 학교로 가면서 문득 그런 길을 걸었을 어머니가 떠올랐다. 그 마음이 새삼스러웠다. 혹여 자식이 비를 맞을까 부랴부랴 우산을 챙겨 시간 맞춰 달려왔던 그 마음이.
당신은 지금 편안하게 별일 없이 지 내고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분명 주변의 누군가가 우산을 들고 있을 게다.
보고, 깨달은 것 적용하기
:: 본 것 : 다양한 드라마 속 명대사
:: 깨달은 것 : 대단할 것 없는 일상의 소중함. 그리고 드라마속에 담겨진 치유의 힘.
:: 적용할 것 : 미쳐 보지 못했던 명대사가 담긴 드라마 정주행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