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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리더가 된 당신에게 ㅣ 교양 100그램 9
최재천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생태학자로서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들을 오래 관찰하면서 자연의 리더십을 배웠다는 점부터 흥미로워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은 책.

" 과연 리더라는 게 필요할까? "
" 내가 꼭 리더를 해야 할까? "
" 내가 리더가 되어도 좋은 사람일까? "
책 속의 말처럼 현실에서의 나도 여러번 자문했던 이 질문.
제목부터 왠지 나에게 말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뭐지...?
실제로도 현재의 직장에서 일하며 처음부터 의도치않게 관리자 역할도 겸하게 된 나로써는
정말 제목 그대로 어쩌다 리더가 된건지 추억이 새록새록 방울방울 잠시 추억여행에 빠졌었다.
이전 직장에서 비슷한 소프트웨어를 다뤄봤다는 이유하나로 입사와 동시에 급 직책이 주어졌던
그때는 지금보다 어려서 그런지 무언가 회사에서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설렘에
그저 기쁘기만 했었는데, 세상 공짜는 없다는게 왜 여기서 실감이 나는건지...
내 일을 잘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랫사람의 일도 봐줘야하는 사수의 역할,
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보고, 회의 등등.
어쩌다보니 모두보다 일을 더 잘 알아야 하는 부담스런 자리로 변질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 중에서도 제일 힘들었던건 아무래도 리더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아니었나 싶다.
새롭게 런칭된 부서로 모두가 일을 몰랐을 때도 나는 모른다는 얘기는 할 수 없었고,
어떻게든 일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 부지런히도 뛰었던 그때.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지금의 사람들과 조화가 잘 되도록 중간다리 역할도 하고, 성과를 내기위해 으쌰으쌰 부던히도 노력했더랬다.
참 내 마음도 어쩌지 못할때도 있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내가 알 수가 있을까....
내 생각대로 따라와주지 않는 경우에는 혼자 화도 나고, 괜히 저 사람이 내 말을 안 듣는 것 같기도 하고, 의견이 삐걱거리기도 하면서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에도 한참 빠졌었던 날도 많았다.
책 속의 말처럼 한 개인이, 한 개체가 지식을 알면 얼마나 많이 안다고.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일방적인 소통은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는 심플한 사실을.
모두에게 일을 일임하지는 못하더라도 모든 문제에 대해 홀로 설명하고 결정하는 리더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음을!
작가님의 실패한 경험담을 읽어보면서 나 혼자만 고민하는게 아니었구나,
그래 모두 한번씩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거야 하고 다독이며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요인이었는지, 마주앉아 서로의 생각에 귀 기울이고 함께 얘기가
필요했던건데 하면서 웃고 공감하다가
혼자서 제일 뜨끔했던 구간은 [ 훌륭한 리더는 자신이 빛나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남에게 도움을 주었느냐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
왠지 1:1로 책을 통해 말씀해주시는 것 같아서 급 반성모드.
에피소드 형식으로 가볍게 풀어내는 내용이라 술술 읽기도 쉬웠고, 제일 좋았던 부분으로는 책 속에 묻고 답하기 코너를 통해 나 자신도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아주 상냥하고
나와는 다른 방법으로 답해주셔서 실제로도 나의 리더생활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그간 내 말만 밀어부치는 설교아닌 설교하는 꼰대(?)리더였다면
책속에서 답해준 것처럼 입을 다물고 모두의 의견을 들으며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는,
뒤에서 묵묵히 서포트해주는 리더로의 변신이 이전보다는 이제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어쩌다 리더'가 된 사람들을 독려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상냥한 느낌의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