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이똥

구렁이똥 ㅣ 책속의책 그림책
이정호 지음, 최희옥 그림 / 책속의책 / 2022년 12월

똥 이야기라면 그저 재미있다고 깔깔 웃으면서 읽는 아이들이죠

'구렁이 똥' 이야기를 읽고 난 후에 구렁이신에 대한 우리 신화 이야기도 살펴봤어요

아이들이 옛이야기를 재미있어하더라고요

지금과는 다른 옛날의 모습이 신기한가 봅니다:)

옛날 옛적 노루골에 열 살 꽃지와 단이가 살았어요

꽃지는 외모가 못났다고 놀림을 당하곤 했고,

단이는 어여쁜 얼굴 덕에 칭찬을 가득 받곤 했죠

그러나 늘 칭찬을 받는 단이에게 아무도 모르는 큰 비밀이 있었어요

변비가 심해서 일주일에 한 번 똥을 싼다는 거였죠

어느 낮에 심부름을 다녀오던 단이는 갑작스러운 똥 마려움에

살구빛 얼굴이 누레질 지경에 이르렀죠

사람 없는 바위 뒤에 자리 잡고 묵은 똥을 시원하게 싼 단이!

똬리 튼 구렁이 같이 큰 똥을 싸고 말았는데요

단이는 그냥 툭툭 털고 가버렸어요

지나가는 길에 구렁이 똥을 발견한 꽃지는 신기한 듯 살펴보고 있었는데

졸지에 똥 싼 범인으로 몰리고 말았고,

어른들이 꽃지에게 얼른 똥을 산에 가져다 버리라고 했답니다

내가 싼 똥이 아니라고 억울해하던 꽃지는 울다 지쳐 쓰러지고 말았지요

억울함을 토해냈던 꽃지의 말을 들어준 이가 있었는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보니 구렁이 똥이 사라진 게 아니겠어요?

누런 점 하나 박힌 뱀 꼬리만 보였지요

과연 구렁이 똥은 어디로 갔을까요? 똥 싼 범인은 밝혀졌을까요?

아이들과 책을 읽는데 음률을 살려 읽게 되더라고요

판소리 마냥 얼쑤, 절쑤 하면서 말이죠:)

구렁이는 뱀보다 큰 징그러운 파충류라고만 생각했었는데요

이야기를 읽고 난 후에 옛날에는 구렁이는 재물을 가져다 주는 신으로 여겼다는 걸 알고 놀라워 했어요

이야기를 읽고 구렁이신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얼굴은 못생겼지만 마음은 고운 꽃지의 모습을 보면서 따뜻함을 느꼈죠

아이들과 옛이야기를 재미있게 읽고 난 후,

사람들이 외모를 차별하고 모습을 통해서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안타까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 수 있었답니다

익살스러운 표현이 많아서 웃음이 멈추지 않았던 이야기책이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