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좋아해요?" 오펜하이머가 물었다. 나는 우산도 없이 이렇게 비를 맞게 될 일만 없으면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나는 비가 더 좋아요. 햇빛은 너무 밝아서 다른 색을 모두 차단해버릴 수도 있거든요." 나는 색에 대해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내 눈에는 햇빛을 받으면 모든 것이 훨씬 더 환히 빛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오펜하이머가 보기에는 태양이 오히려 색을 바래게 만들었다. "해가 없으면 모든 것이 훨씬 더 선명하게 보여요."
공간과 시간은 실재의 근본적인 배경을 형성하기 때문에 공간과 시간에 대한 정의는 언제나 순환적일 수밖에 없다. 다른 개념들은 공간과 시간을 기준으로 정의될 수 있지만 공간과 시간은 ‘경험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최근 물리학에서 일반상대론과 양자역학을 통일하려는 시도(끈 이론, 루프 양자 중력, 다차원 브레인branes, 양자화된 시공간)는 결국 특이점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우리는 특이점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
공자에게 지식이란 사람들의 질문을 해결해나가면서 배우는 동적인 과정(Dynamic Process)이었을 뿐이다. - P105
그렇다 하더라도 카이사르의 갈리아 정복은 서양 역사의 흐름에 큰영향을 끼친다. 로마의 북쪽 국경 문제가 해결되고, 대서양과 라인 강지역이 안정되면서 그리스-로마 문화가 지중해 세계 밖으로까지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카이사르의 갈리아 원정은 알렉산드로스의 동방 정복 못지않게 문화사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 P16
이렇게 도스토옙스키는 외관상 물리적 빈곤을 테마로 하는가난한 사람들』을 통해 문학에 관한 문제를 진지하게 제시하면서, 미학과 존재론의 상관성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한 인간의 존재를 결정짓는 것은 그가 읽는 책, 그가 쓰는 글이라는도스토옙스키의 미학 공식은 이미 첫 번째 소설에서부터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데부시킨과 바르바라는이후 도스토옙스키의 위대한 소설에 등장하게 될 무수한 작가들, 독서가들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 P294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모범을 보이면서,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는 책망을 듣는 것입니다. - P144
외투를 입고 신발을 신고 다니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 때문이에요. 사랑하는 나의 아가씨, 그런 경우 신발은 제 이름과 자존심을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랍니다. 구멍난 신발을 신고 다니면 명예도 이름도 땅에 떨어지고 마는 거죠. - P188
바렌카, 제 목을 조이는 것은 사람들이에요, 그렇죠? 제 목을 조이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느껴지는 불안감, 사람들의 수군거림, 야릇한 미소, 비웃음입니다. - P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