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도스토옙스키는 외관상 물리적 빈곤을 테마로 하는가난한 사람들』을 통해 문학에 관한 문제를 진지하게 제시하면서, 미학과 존재론의 상관성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한 인간의 존재를 결정짓는 것은 그가 읽는 책, 그가 쓰는 글이라는도스토옙스키의 미학 공식은 이미 첫 번째 소설에서부터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데부시킨과 바르바라는이후 도스토옙스키의 위대한 소설에 등장하게 될 무수한 작가들, 독서가들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 P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