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좋아해요?" 오펜하이머가 물었다. 나는 우산도 없이 이렇게 비를 맞게 될 일만 없으면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나는 비가 더 좋아요. 햇빛은 너무 밝아서 다른 색을 모두 차단해버릴 수도 있거든요." 나는 색에 대해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내 눈에는 햇빛을 받으면 모든 것이 훨씬 더 환히 빛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오펜하이머가 보기에는 태양이 오히려 색을 바래게 만들었다. "해가 없으면 모든 것이 훨씬 더 선명하게 보여요."
공간과 시간은 실재의 근본적인 배경을 형성하기 때문에 공간과 시간에 대한 정의는 언제나 순환적일 수밖에 없다. 다른 개념들은 공간과 시간을 기준으로 정의될 수 있지만 공간과 시간은 ‘경험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최근 물리학에서 일반상대론과 양자역학을 통일하려는 시도(끈 이론, 루프 양자 중력, 다차원 브레인branes, 양자화된 시공간)는 결국 특이점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우리는 특이점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