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살고있는사회에 대한 깊은 증오로부터 출발해서는 아니 된다. 혁명의 깊은 심연에는 항상 보편적 가치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한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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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희망, 현대의 윤리적 감수성에 중심이 되는 것은비록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쟁은 탈선이며, 비록 얻기어렵긴 하지만 평화는 규범이라는 확신이다. 물론, 전 역사를 통해서 전쟁이 늘 이런 식으로만 여겨진 것은 아니다. 한동안은 전쟁이 표준적인 상황이었으며 평화가 예외적인 것이었다. - P114

어떤 고통을 전 세계적인 것으로 다룸으로써 실제보다 과장되게만들 경우, 사람들은 자신들이 훨씬 더 많이 ‘보호‘받아야 한다고느끼게 된다. 게다가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고통이나 불행은 너무나 엄청날 뿐만 아니라 도저히 되돌릴 수도 없고 대단히 광범위한까닭에 아무리 특정 지역에 개입을 하고 정치적으로 개입을 하더라도 그다지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느끼게 만들어 버린다. 어떤 문제가 이 정도의 규모로 인식되어 버리면, 고작 연민의 늪에빠져 허우적댈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해당 문제를 추상적인 것으로만들어 버린다. 그렇지만 모든 역사와 마찬가지로 모든 정치는 구체적인 것이다(확실히, 역사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치까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P122

사진은 대상화한다. 사진은 어떤 사건이나 인물을 소유할 수 있는그 무엇으로 변형시켜 버린다. 그리고 사진은 일종의 연금술로서, 현실을 투명하게 보여준다고 높이 평가받는다. - P125

그렇지만 상황은 정반대이다. 어떤 면에서 이란인들은 그 수난극을 여러 번씩 봐 왔기때문에 우는 것이다. 즉, 그들은 울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야기의형태를 띤 비애감은 좀체 옅어지는 법이 없다. - P128

모든 기억은 개인적이며 재현될 수도 없다. 기억이란 것은 그기억을 갖고 있는 개개의 사람이 죽으면 함께 죽는다. 우리가 집단적 기억이라고 부르는 것은 상기하기가 아니라 일종의 약정이다. 즉, 우리는 사진을 통해서 이것은 중요한 일이며 이것이야말로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알려주는 이야기이다, 라고 우리의 정신 속에 꼭꼭 챙겨두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뭔가를 구체화할 수 있는 이미지, 즉 중요하기 그지없는 공통 관념을 담고 있으며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예측 가능하도록 움직이게 하는 재현적 이미지의 저장소를 만들어 둔다. - P131

뭔가를 영원히 기억하려고 한다는 것은 그누군가가 그 기억을 끊임없이 갱신하고 창조할 임무를 수행해야한다는 점을 의미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일종의 도상 같은 사진이자아내는 감동의 힘을 빌어서 말이다. - P133

사람들이 사진을 통해서 뭔가를 기억한다는 데에는 아무런문제도 없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사진만을 기억한다는 데에있다. 이렇듯 사진만을 통해서 기억하게 되면 다른 형태의 이해와기억이 퇴색된다. - P135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이야기를 떠올린다는것이 아니라 어떤 사진을 불러낼 수 있다는 것이 되어버렸다. - P135

도대체 이런 사진들을 전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들의분노를 일깨우려고? 사람들을 ‘후회‘하게 만들려고, 다시 말해서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어 슬퍼지게 만들려고 애도 작업을 도와주기 위해서? 이제는 이 끔찍한 일들을 처벌할 수도 없을만큼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꼭 이런 사진들을 봐야만 하는 것일까? 이런 이미지들을 본다고 해서 우리가 더 선량해지는 걸까? 이사진들이 정말 우리에게 뭔가를 가르쳐 주고 있기는 한 것일까? 오히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그도 아니면 알고 싶어하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것에 지나지 않을까? - P140

"우리는왜 끔찍하기 이를 데 없는 화재 사건이나 충격적인 살인 사건을다룬 신문 기사를 늘 읽곤 하는가?" 그의 답변에 따르면 ‘불행에대한 사랑, 잔악함에 대한 사랑은 연민만큼이나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 P147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런 감정은 곧 시들해지는 법이다. - P153

· 감정을 무디게 만드는 것은 수동성이다. - P153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연민을느끼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런 고통을 가져온 원인에 연루되어 있지는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보여주는 연민은 우리의 무능력함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도 증명해 주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연민은 어느 정도 뻔뻔한(그렇지 않다면 부적절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 우리가 상상하고 싶어하지 않는 식으로, 가령 우리의부가 타인의 궁핍을 수반하는 식으로)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휘저어 놓는 고통스런 이미지들은 최초의 자극만을 제공할 뿐이니.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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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의 공포를 근접촬영한 이미지를 쳐다볼 때에는 충격과 더불어 수치감이 존재한다. 아마 극한의 상태에서 발생한 현실의 고통을 담은 이미지를 쳐다볼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사람은 그런 고통을 격감시키려 뭔가를 할 수 있었던 사람(즉, 그런 사진이 촬영됐던 군사 병원의 외과의사)나 그런 고통에서 뭔가를 배울 수 있었던 사람밖에 없을 것이디. 의도했든 안 했든, 나머지 우리는 관음증 환자이디. - P68

사진 이미지도 누군가가 골라낸 이미지일 뿐이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구도構圖를 잡는다는 것이며, 구도를 잡는다는 것은 뭔가를 배제한다는 것이다. - P74

제 아무리 사진은 무엇이다, 혹은사진은 무엇이 될 수 있다, 라고 정교하게 말할지라도, 우리는 재빠른 사진작가가 이제 막 진행되고 있는 어떤 예상치 못한 사건을포착해 놓은 한 장의 사진이 사람들에게 건네주는 만족감을 결코누그러뜨릴 수 없을 것이다. - P87

사진 없는 전쟁, 즉1930년 에른스트 윙거4>가 관찰했듯이 저 뛰어난 전쟁의 미학을갖추지 않은 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 카메라와 총, 그러니까 피사체를 ‘쏘는‘ 카메라와 인간을 쏘는 총을 동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행위는 곧 사진을 찍는 행위인 것이다. - P103

이런 사진들이 보여주는 광경에는 이중의 메시지가 있다. 이 사진들은 잔악하고 부당한 고통, 반드시 치유해야만 할 고통을 보여준다. 그리고그와 동시에 이런 고통은 다름 아닌 바로 그런 곳에서 발생하는일이라고 믿게 만든다. - P110

자신들이 저지른 폭력의 희생자를 전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망각한 채, 자신들보다 어두운 피부를 지닌 이국인들을 잔혹하게 대하는 광경을 사진에 찍어 전시하는 것도 이와 똑같은 일이다. 비록 적이 아닐지라도, 타자는 (백인들처럼) 보는 사람이 아니라 보여지는 사람 취급을 당한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에 실린 유명한 사진에 찍힌 사람, 부상을 입은채 목숨을 구걸해야만 할 운명에 처한 그 탈레반 병사에게도 아내와 자식, 부모와 형제 자매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그들 중 누군가가 자신의 남편이자 아버지이며, 아들이자 형제인 그 병사가 살육되는 장면이 찍힌 저 세 장의 컬러 사진을 보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아직 그 사진들을 보지 못했더라도 말이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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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의 문제가 타인의 고통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면, 더 이상
‘우리‘라는 말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 P23

폭력은 폭력의 피해자를 사물로 뒤바꿔 버리기 때문에 잘못된 것 - P30

그리고 그 다음해에 전쟁이 벌어졌다. - P38

프레임에 고정된 기억, 그것의 기본적인 단위는 단 하나의 이미지이다. 정보 과잉의 이 시대에는 사진이야말로뭔가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자 그것을 간결하게 기억할 수 있는 형태이다. 사진은 인용문, 그도 아니면 격언이나 속담같은 것이다. 우리는 모두 순식간에 떠올릴 수 있는 수백 장의진들을 마음 속에 담고 있다. - P44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사진을 이용하는 다양한 집단들의 변덕과 충절로 부풀려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사진작가의 의도만으로는 자체만의 이력을 지니게될 사진의 의미를 결정짓지 못할 테니.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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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 여러분, 내가 지금심리 분석을 해본 것은 인간의 심리란 마음대로 자유로이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것을 다루는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심리라는 것은 가장 성실한 사람마저도 부지불식간에 소설가로 만들 우려가 있습니다. 배심원 여러분, 나는 심리 분석의 악용과 남용을 감히 경고하는 바입니다. - P379

<노예들은 평등해야 합니다. 독재가 없었을 땐 자유도, 평등도 아직 없었지만, 양떼 속에는 반드시 평등이 있는겁니다.> - P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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