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어려운 상황은 낯설지 않다. 그것이 관념의 역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비판과 평가가 필요한 곳에서는 어디서나 자주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뭔가를 측정하려 하다가, 먼저 측정을 위한 올바른 자부터 골라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이다. 하지만 올바른 자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는 객관적인 방법이 없다면 어떻게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 어떤 작업을 놓고 완전히 이질적인 기준을 가지고 평가를 한다는 것은 가혹한 일이겠지만, 거꾸로 자신의 작업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기 위해 스스로 평가 기준을 정해 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제 그대로의 크기를 측정하는 것이며, 극단적인 관용은 결국 동어반복과 진부함만 초래할 것이다. - P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