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몸으로 부딪히며 습득하는 것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회화책이라도 봐야겠지만, 정작 외국에 나가보면 회화책에 나오는 대로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수없이 다양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살아 있는 언어는 회화책으로 배울 수 없습니다. 문리는 회화책만으로 원어민 수준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믿음이 만들어낸 환상입니다. 아직도 한문을 백발이 성성한 한학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때묻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고서는 노인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그건 오해입니다. 한문과 고서는 나이를 막론하고 고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다가갈 수 있습니다.
지금 한학자의 시대는 사실상 종언을 고했습니다.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한문을 배운 한학자들이 남아 있다고는 하나, 그들의 역할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한학자 개개인의 한문 해석 능력은 탁월하지만, 지금은 전문 분야별로 특성화된 연구자들을 조직화한 연구자 집단에 대해 우위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축적된 선행 연구와 방대한 DB로 무장한 연구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문헌을 발굴하고 다각도로 해석하여 문헌의 가치를 한껏 제고하고 있습니다. 이제 고전의 가치를 되살리는 일은 순전히 젊은 연구자들의 몫입니다.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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