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때로 희망은 그들의 고통에 대한 합리화이며, 일시적이지만 필요한 부정의 형태로 지속되기도 한다.
그것을 뭐라고 부르건, 우리는 모든 환자들이 약간의 희망은 지니고 있으며 특별히 힘겨운 시간에는 그 희망이 그들에게 힘을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그런 희망 - 현실적인것이건 그렇지 않건-을 허락한 의사에 대한 엄청난 신뢰를 보여주었고 나쁜 소식임에도 희망이 있는 것에 감사했다. 그렇다고해서 의사가 환자에게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일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 차도가 있을 수도 있으며, 예상보다 더 오래 살 수도 있다는 희망을 환자와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가 더는 희망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통상적으로 그것은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이다. 환자는 "선생님, 이젠 할 만큼 한 것 같습니다." 혹은 "이젠 때가 된 것 같아요."라고 말할 수도 있고, 항상 기적을 믿고 있다가 어느 날 우리에게 "이게 바로 기적인 것 같습니다. 전 이제 준비가 되었고 더는 두렵지가 않아요."라고 말했던 환자처럼 표현할 수도 있다. 그 환자들은 모두 24시간 내로 세상을 떠났다. 항상 그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노력했지만 그들이 마침내 모든 것을 포기했을 때, 그리고 그것이 절망의 포기가 아닌 수용의 포기일 때, 우리는 더는 희망을 강요하지 않는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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