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편해야 생각이 편하다 - 박대순의 맞춤법과 친해지는 우리말 이야기
박대순 지음 / 일송북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이 편하면 생각이 편하다.  -저자 박대순-

 

국내 pc 보급이 활성화 되면서 인터넷 통신의 새로운 소통문자가 생산되었다. 수년이 흐른 지금 어린 학생들의 대화창을 보노라면 도저히 기성세대는 눈이 있어도 이해가 불가능한 불통의 경험을 한번쯤은 하게 된다. 소통단절의 경험을 느끼는 것은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문자사용과 신조어의 남용은 심각한 세대 간의 소통 부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신조어를 바라보는 두 가지의 시선이 있다. 일면 젊은 학생들이 한글을 창의적으로 생산하여 만들어 쓰는 것에 대한 창의적인 발상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리 한글의 고유성을 훼손하는 무질서함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부정적 시선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어린 시절부터 국어사전 편찬의 꿈을 키우던 저자 박대순의 애정 어린 충고와 우리 한글의 잘못된 쓰임이 만연한 것에 일침을 가한다. 그러나 무리하게 한글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아집을 세우지 않는다. 세대와 환경의 변화로 이루어진 자연스러움으로 수용하며 사고에 유연함으로 대처 할 것을 설득한다.

 

그러나 자칫 5, 10년 후 우리말글이 대책 없이 무질서하게 오염될 것을 우려하여 우리말의 역사와 결로 정체성을 살릴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며 이 책을 집필한 이유와 의미를 진솔하게 담았다. 이 책의 특성으로 각 단락마다 저자의 풍부한 이야기 소재가 있어 제목이 주는 진지함을 희석시키며 교과서적인 느낌에 부담감을 줄여준다.

 

남북의 한글 사용법이 다르며 다소 일관성 없어 보이는 띄워 쓰기의 어렵고 불편한 진실들, 우리 글말의 특성으로 까다로운 어법의 원칙들, 준말의 신조어들, 한글날에 일어나는 언론, 방송사의 반짝 한글이벤트성의 문제점, 언어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방송사 아나운서의 잘 못 사용하는 문맥들, 한문과 한글을 이중으로 사용하는 우리의 언어 습관, 일본의 잔재로 뿌리 깊게 남아있는 일본어등 한번쯤 들었을 법한 누구나가 공감하는 내용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오래전의 일이 생각이 났다. 택시를 타고 나는 습관처럼 역전앞으로 가주세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기사 아저씨가 말했다. “역전이면 역전이지 역전앞이 어디입니까?” 그 후론 역을 볼 때마다 내 말 버릇을 생각하게 된다.

 

사람의 생각은 자신의 역사와 사회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제약에서 벗어날 수 없는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 삶의 조건가운데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말글이라 말한다. -P5-

 

며칠 전 국립국어원에서 온라인 신조어가 국어사전에 등록된다는 국어사전 '우리말 샘'의 개통을 알리는 소식을 들었다.

 

- 신조어가 국어사전에국립국어원 우리말 샘 개통-

우리말 샘에는 일상어, 지역어, 전문 용어 등 100만 개의 어휘정보가 등록됐습니다. 앞으로 여기에 누구나 어휘 정보를 더하고 수정하면서 사전을 만들어가게 되는 겁니다원하는 단어를 입력하기만 하면 전문가 등의 감수를 거쳐 손쉽게 등록이 가능하고, 한 번 등록된 어휘정보는 저작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합니다등록 어휘 정보를 문화나 교육 콘텐츠 개발 과정에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형으로 이루어지는 실생활에 생생하게 쓰이는 단어를 수록하는 사전입니다.

 

(송철의 / 국립국어원 원장)

국립국어원은 새로운 형태의 사전을 통해 국민 언어생활의 편의를 높이고, 한국어의 국제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1, www.ktv.go.kr ) -

 

국립국어원에서 우리 말글을 훼손하는 심각한 신조어를 적극적으로 검토, 수용하여 유연하게 미래 교육의 차원에서 고민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우리한글의 우수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과학적이면서도 고유한 문자의 특수성을 지녔다. 다양한 우리말의 표현법 탓인지 아니면 우리의 생각이 산만한 탓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 편하기 위해선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불행한 역사로 인해 우리말을 빼앗겨 일본어를 쓸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생각한다면 우리말글의 소중함에 세삼 감사함을 느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사용하는 잘 못된 언어습관을 되짚어 보는 기회로 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