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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줴의 겨울
디안 지음, 문현선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시줴의 겨울.
중국 작가의 작품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중국인의 소설을 읽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저 그려러니 하고 읽었다.
그런데
횡재했다.
이 소설은 '룽청 정씨 가족'이라는 소설의
1부작이다.
총 3부작이라고 하니
이번 작품의 성공여부에 따라 2부작,3부작도 나올 것 같다.
충분히 나오고도 남을 작품이다.
1.
나는 서평 쓸 때 줄거리를 거의 쓰지 않는 편이다.
이유는 당연한 거 아닌가.
혹시 내 글을 읽은 사람이
줄거리를 알고
작품을 읽으면 기분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봤다.
뻔히 결말을 아는데 재밌게 읽을까?
고로
다른 서평도 거의 읽지 않는다.
2.
주인공은 시줴라는 인물이다.
그는 아픔을 인정하고 모든 가족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멍청한 인물이다.
그가 왜 멍청한지는 작품을 읽어 보라.
여기서 알고 가면 시시하다.
둥니라는 캐릭터가 있다.
상당히 까칠하고 자신만 아는 이기주의자다.
난인은 쾌활한 캐릭터다.
절로 웃음을 짓게 만든다.
이 작품에서 주로 등장하는 3명의 인물들의 성격은
독자들을 사로 잡는다.
막내삼촌이라는 캐릭터는 답답하지만
좀 멋있기도 했다.
3.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사건은 시줴라는 애인의 등장에 있다.
먼저 작가는 아무렇지 않게 첸엔이라는 그의 애인을 살짝
들이민다.
물론 뭐 애인이겠지 라고 읽었다.
그러다
제대로 뒤통수를 치게 만드는데
놀라운 솜씨다.
이건 말해야 할 것 같다.
시줴 애인이 막내삼촌과 사랑을 나눈 사이다.
그리고 그 애인이 시줴를 차 버리고
막내삼촌과 결혼을 한다.
오, 우리의 불쌍한 시줴.
꿋꿋하게 버터간다.
4.
디안이라는 작가의 글은 형용사와 수사법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불편함 보다는 깊숙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것은 인물 내면의 감정을 익숙하게
만드는 능력에 있는게 아닐까.
다 읽고 나서 막장 드라마 같다는
느낌도 솔직히 받았다.
이 소설이 중국에서 베스트 셀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각 인물들의 개성을 잘 버무린 작가의 능력때문이다.
디안이라는 작가 리스트에 올려 놓아야겠다.
시시한 주제일 수 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5.
이 소설이 따뜻하지는 않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대신 잔인하다.
잔인함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살인 장면이 없어도 피가 튀기지 않아도
얼마나 사람이 잔인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만일 내가 시줴라면
나는 절대로 시줴처럼 못 한다.
시줴, 제발 잘 되기를 빈다.
소설 읽고 나서 주인공 잘 되라고 빌기는
태어나서 처음이다.